북한의 지하교회에 모인 신자들이 희미한 손전등 아래서 성경을 몰래 읽고 있다. (제공 : 순교자의 소리)
북한의 지하교회에 모인 신자들이 희미한 손전등 아래서 성경을 몰래 읽고 있다. (제공 : 순교자의 소리)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한국 선교단체 ‘순교자의 소리(대표 폴리현숙)’가 성경이 담긴 풍선4개를 북한에 보냈다고 26일 밝혔다. 이들은 “이것이 범죄로 여겨진다면 우리는 기꺼이 그리고 기쁜 마음으로 범죄자 취급을 감당하며 당국의 처벌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했다.

순교자의 소리 에릭 폴리 목사는 “25일 오후 7시 52분 강화도에서 성경이 담긴 풍선을 보냈다”며 GPS 이동경로를 공개했다. 그는 “보안상 이유로 풍선과 성경은 혼자 직접 운반했다”고 말했다. 다만 수령인의 안전을 위해 성경 권수는 밝히지 않았다.

순교자의 소리는 풍선 성경을 보낸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했다. 에릭 폴리 목사는 “성공적으로 풍선을 보낼 수 있는 날씨가 보장될 때마다, 고고도 풍선을 이용해 성경만을 풍선에 담아 보낸다”며 “다음에 풍선을 날릴 수 있는 날씨가 되면, 우리는 18년 전 북한 지하교인들과 했던 약속대로 풍선으로 성경을 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순교자의 소리는 불연성 헬륨 가스와 무해물질로 분해돼 환경에 해가 되지 않는 라텍스 풍선, 풍선 발사 및 낙하지점을 예측하는 컴퓨터 시스템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풍선을 보낼 때는 GPS를 달아 정확하게 북한에 들어간 것을 확인하며 이 방법이 북한에 성경을 보낼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안전하고 정확한 방법이라고 부연했다.

덧붙여 에릭 폴리 목사는 “우리가 풍선을 띄우는 건 북한에 성경을 보내기 위함이다. 일부 공직자와 언론에서 언급된 대북 전단 살포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남한 사람들이 알게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앞서 순교자의 소리가 성경책을 넣은 풍선 4개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발표에 경찰청 보안국은 이날 기자단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접경 주민의 안전이 위협받는 엄중한 상황에서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관련 사안에 대한 사실조사 등을 거쳐 엄정히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전날 유감을 표한 바 있다. 조혜실 통일부 부대변인은 “순교자의 소리는 이미 수사의뢰가 된 단체로서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순교자의 소리는 세계 15개 나라에 있는 선교단체로, 북한에 매년 4만권의 성경책과 평균 500㎏의 쌀을 북에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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