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 ⓒ천지일보DB
원숭이. ⓒ천지일보DB

태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관광객이 줄면서 굶주림으로 인해 공격적으로 된 원숭이들의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한 중성화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26일 AFP dpa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국립공원·야생동식물 보호국은 이달 들어 '원숭이 도시'로 유명한 중부 롭부리시 내 원숭이들을 대상으로 개체 수 조절에 나섰다.

이달 말까지 500마리가량이 중성화 수술을 받게 된다.

수도 방콕에서 동북부로 140㎞가량 떨어진 롭부리 시는 사람들이 건네주는 해바라기 씨와 바나나를 먹으려는 원숭이들이 가득해 태국의 관광 명소가 됐다.

먹이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 되면서 지난 3년간 개체 수가 6천마리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상황이 사뭇 달라졌다.

해외 관광객 입국이 금지되고 국내 관광객도 급감하면서 먹이 얻기가 힘들어졌다.

이러다 보니 원숭이들이 도심 상점에서 먹이를 훔쳐 가는 빈도가 늘어난 것은 물론 행인들의 물건을 수시로 빼앗는 등 폭력적으로 변하게 된 것이다.

3월에는 롭부리시 도심 한가운데서 원숭이 수백 마리가 뒤엉켜 싸우는 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당시 '패싸움'의 원인을 두고 관광객 급감으로 먹을 것이 부족해진 한 원숭이 무리가 먹이를 찾으러 남의 구역을 침범했다가 벌어진 일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보호국의 한 수의사는 언론에 "관광객들이 사라지면서 원숭이들은 더 공격적으로 됐고, 자신들이 살기 위해 사람들을 공격해 먹이를 얻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는 건물 안으로까지 들어가 사람들이 도망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한 버려진 영화관을 차지한 원숭이들이 사람 출입까지 막는 등 주객이 전도된 모습까지 발생해 일부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고 언론은 전했다.

당국 조사 결과, 적지 않은 시민들이 도심을 헤집는 원숭이들 행동에 진절머리가 났다면서 원숭이들을 잡아 숲으로 돌려보내라는 목소리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 원숭이는 도심에서만 살아왔기 때문에 숲으로 돌아가서는 살 수 없다고 보고 보호국은 개체 수 증가율을 낮추기 위해 3년 만에 중성화 수술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과일로 유인해 우리 속에 가둔 뒤 동물병원으로 데리고 와 수술을 한 뒤 팔 아래에 중성화 표시를 남긴 뒤 다시 풀어주고 있다.

(방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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