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총과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가 2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치원 수업일수 감축을 위해 교육부는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에 즉각 나설것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교총과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가 2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치원 수업일수 감축을 위해 교육부는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에 즉각 나설것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학부모·돌봄전담사 부담문제

전교조 “지금 당장 감축해야”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유치원 방학실종’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교육당국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업일수를 추가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이달 중으로 결론이 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유치원 수업일수를 감축하면 학부모들과 방과 후 전담사들의 노동시간이 늘어나 부담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26일 교육계 등에 따르면 교육부는 유치원 수업일수 추가 감축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유치원 교사를 비롯해 돌봄전담사, 학부모 등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다만 언제 결론이 날 수 있을 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행 유아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한 해 법정 수업일수는 180일이다. 천재지변이나 연구학교 운영 등 교육과정 운영상 필요시 10분의 1(18일) 범위에서 수업일수를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 교육당국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이미 수업일수 18일을 줄인 상황이다.

수업일수가 줄면서 유치원 방학은 극도로 짧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름방학은 2주가 예상되며, 겨울방학의 경우 4주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교원단체들은 감염병 상황에서 수업일수를 20% 이상 감축해 방학기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는 유아들이 혹서기·혹한기에 등원하는 일을 줄이고, 유아들의 건강을 위한 각종 시설공사도 방학을 이용해 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문제는 수업일수를 추가로 감축하기 위해선 정부가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지난 9일 브리핑을 통해 유치원 교사들의 의견과 학부모들의 의견이 서로 엇갈리는 부분이 있어 양쪽의 의견을 듣고 의견을 조율해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2주가 지나도록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등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교원단체들은 지금 당장 감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전날 성명을 내고 “그간 교육부는 유치원에 대해 사실상 무대책으로 일관해왔다”며 “지금도 교육부는 전교조를 비롯한 교육단체와 학부모단체 등의 빗발치는 유치원 수업일수 감축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162일의 무리한 학사일정을 강행하는 교육부는 지금도 코로나 사태의 긴급성과 특수성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유아의 건강권, 생명권, 안전권마저 무시하며 ‘학습권 보장’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전교조는 “예년보다 심한 더위 속에서 4~5시간 이상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강행하기에 유아와 교사 모두 지쳐가고 있다”며 “(교육부가) 만약 앞으로도 이렇게 미온적 태도로 일관한다면 우리는 담당 교육부 관료의 사퇴를 포함한 직접 책임을 묻는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교사노동조합연맹도 지난 24일 이와 관련한 성명을 냈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도 지난 22일 수업일수 추가 감축을 촉구했다.

하지만 교육당국은 유치원 수업일수를 더 감축할 경우 방학 중 가정 내에서 아이를 돌봐야 한다는 학부모들의 부담이 커진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방학 중 돌봄으로 인해 방과후(돌봄)전담사의 부담도 커진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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