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5주년 기념 군사 퍼레이드가 열려 러시아 낙하산부대원들이 행진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4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5주년 기념 군사 퍼레이드가 열려 러시아 낙하산부대원들이 행진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러시아 모스크바의 붉은광장에서 24일(현지시간) 제2차 세계대전(대독전) 승전 75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러시아는 당초 5월 9일인 승전 기념일 행사를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한 차례 연기했으나 전염병 상황이 여전히 엄중한 이날 군사 퍼레이드를 강행했다.

러시아의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천~8천명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일일 사망자 수도 100~200명 선에 있는 등 쉽사리 잠잠해지지 않는 모양새다.

그러나 연합뉴스에 따르면 퍼레이드에 참여한 군인들은 물론 단상에서 행사를 지켜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초청 외국 정상, 고령의 참전군인 등은 대부분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의 연설 후 1만 4천여명의 군인이 광장을 행진하는 분열식이 열렸다. 분열식에는 옛 소련권 국가와 중국·몽골·세르비아 등 13개국에서 온 군인들도 동참했다.

이어 2차 대전에서 명성을 얻은 탱크 T-34, 차세대 주력전차 T-14 ‘아르마타’, 방공시스템 ‘판치리’, 첨단방공미사일 S-400, 단거리 전술 미사일 이스칸데르-M, RS-24 ‘야르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러시아가 자랑하는 230여대의 무기와 장비들도 광장에 나타났다.

이날 행사에는 벨라루스 대통령, 카자흐스탄 대통령,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등 옛 소련권 국가 정상들과 세르비아 대통령 등을 포함한 10개 외국 정상들이 참석했다. 하지만 소론바이 제엔베코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은 모스크바 도착 후 실시한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2명의 수행원이 양성 판정을 받아 퍼레이드에 참석하지 못했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승전 기념행사를 강행한 데 대해 전쟁을 승리로 이끈 러시아인의 애국심을 고취해 추락하는 푸틴 대통령의 인기를 반등시키고 다음 달 1일로 예정된 개헌 투표에서 높은 지지율을 끌어내려는 의도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투표에서 개헌안이 통과되면 푸틴 대통령은 오는 2024년, 5기 집권을 위한 대선에 재도전할 수 있다.

이날 기준 러시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60만 6881명으로 집계됐으며, 총 사망자 수는 8513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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