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을 방문 중인 북한 경제대표단 일행과 대학 내 대북 전문가들이 1일 오후(현지시간) 세미를 마치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국제안보협력센터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맨 윗줄 왼쪽 끝),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첫째줄 왼쪽에서 5번째) 등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구글 방문… 스탠퍼드대 산학협 관련 세미나 참여
헤커 박사 등 대학 내 대북전문가 대거 동행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북한 경제대표단이 미국을 방문해 IT와 관련된 대학, 기업인들과 접촉한 사실이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민간단체의 초청으로 미국을 찾은 북한 경제단이 1일 오전(현지시간) 실리콘밸리 본격 체험에 나섰다.

북한 내 경제관련 부처 중간급 간부들로 구성된 일행은 이날 세계 최대 인터넷기업인 구글과 산학협동 조화가 가장 잘 이뤄진 스탠퍼드대학 등을 방문했다. 또 IT업체 기업인들과 따로 대화하는 시간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 대표단 일행 12명과 이들을 초청한 아시아파운데이션 관계자를 포함한 20여 명의 일행은 이날 오전 10시쯤 캘리포니아주 마운티뷰에 있는 ‘구글’을 방문해 약 1시간 40분간 머물렀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자세한 구글 내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눈에 띄는 점은 이날 북측 일행은 통상적인 구글 방문단들이 이용하는 통로가 아닌 건물 뒤쪽 주차장을 통해 건물 내로 들어갔다는 것이다. 또 구글의 보안요원들은 취재하려던 기자를 의도적으로 막아서기도 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아시아파운데이션 관계자도 기자와 우연히 마주치자 “아무것도 말해줄 것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북측 대표단도 기자의 질문에 묵묵부답이었다. 구글 일정이 끝난 후 건물에서 나오다 기자와 마주친 북측 일행은 1~2분간 잠시 망설이다 누군가의 지시에 따라 서둘러 대기 중이던 버스에 올랐다고 말했다.

이후 북측 일행은 구글에서 스탠퍼드대학으로 자리를 옮겨 대학 내에 있는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주최로 엻린 오찬 겸 세미나에 참석했다.

연합뉴스는 익명을 요구한 한 참석자의 말을 인용해 “대학과 기업 간 관계, 즉 산학협동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이 있었다”며 “구체적으로 대학이 연구결과에 따른 로열티를 어떻게 받게 되는지 등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또 이 참석자는 “이런 주제가 주최 측인 아시아파운데이션 측이 요청한 것이라고 들었다”며 “세미나 시간은 2시간 가까이 됐지만 통역 등의 문제로 깊이 있는 토론으로 연결되진 못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세미나에는 지난해 11월 북한의 우라늄농축시설을 전 세계에 공개한 지그프리드 헤커 국제안보협력센터 소장과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 등 스탠퍼드대학 내 북한 전문가들도 대거 참석해 이목을 끌었다.

▲ 미국을 방문 중인 북한 경제대표단 일행이 1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에서 주최한 세미나가 끝난 후 대학 캠퍼스를 돌아보고 있다. (연합뉴스)

세미나 일정이 끝난 후 대표단 일행은 아‧태 연구소의 데이비드 스트로브 부소장(전 미 국무부 한국과장)의 안내로 스탠퍼드대 캠퍼스를 잠시 돌아보기도 했다.

북측 대표단은 지난달 21일 샌디에이고에 도착한 후 뉴욕을 거쳐 지난 30일 샌프란시스코에 왔으며 이곳에서는 은행과 농산물 가공공장 등을 돌아본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 일행은 농업관련 시설물 등을 추가로 견학한 뒤 오는 3일 북한으로 출국할 예정이라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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