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작년 9월 25일(현지시간) 유엔총회가 열리고 있는 뉴욕의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미·일 무역협정서에 서명하기 전 웃으며 얘기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작년 9월 25일(현지시간) 유엔총회가 열리고 있는 뉴욕의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미·일 무역협정서에 서명하기 전 웃으며 얘기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6월 북미정상회담에서 미국과 북한의 종전을 공식 선언하려고 했으나 일본이 반대하며 영향을 끼쳤다고 존 볼턴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주장했다.

볼턴은 오는 23일 발간 예정인 회고록 ‘그것을 일어난 방’에 이 같은 내용의 당시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을 담았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볼턴은 회담 일주일 전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오찬을 함께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전쟁을 자신이 끝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매료돼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볼턴은 이를 ‘나쁜 소식’이라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나는 특정 지점에서 북한에 그런 양보를 하는 것을 꺼리지는 않았으나 트럼프가 당장 하려고 한 것처럼 그걸 공짜로 줘서는 절대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볼턴은 북미 종전선언을 두고 일본의 입장을 중요시 여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우리가 이런 양보를 할지도 모른다는 데 대해 일본이 특별히 불안해 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날 오후 워싱턴DC를 방문하는 야치(야치 쇼타로 당시 일본 국가안보국장)가 무슨 얘기를 할지 대단히 듣고 싶었다”고 말했다.

북미 종전을 공동성명 형식으로 선언하는 방안이 논의되는 가운데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직접 경종을 울리고 나섰다는 내용도 회고록에 담겼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너무 많은 양보를 하지 말라고 설득하기 위해 캐나다에서 열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가던 길에 워싱턴DC를 그날 방문했다고 볼턴은 주장했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인들은 살아남은 자들(survivors)로, 그들은 자기네 체제에 목숨을 걸었다. 그들은 매우 거칠고 약삭빠른 정치인들이다. 이게 다시 반복되는 평범한 일상으로 생각하면 그들은 옛날 방식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볼턴은 아베 총리가 그 전에도 미일 정상회담 등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에 대한 호전적 입장을 종용했다고 밝혔다.

또 볼턴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핵무기·탄도미사일에 대한 북한의 기본선언 등을 북미 종전선언의 대가로 북한에 요구하는 방안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과 논의했다고 밝혔다. 물론 북한이 이를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소한 종전선언 양보는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볼턴은 설명했다.

결국 6.12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는 종전선언이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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