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오창공장서 만나
배터리 개발 현장 둘러봐
전기차 배터리 동맹에 속도
고성능·고효율 배터리 물색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만나 전기차 협력 강화방안을 논의했다. 정 수석부회장과 구 회장의 단독 회동은 처음이다. 이번 회동은 정 수석부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전고체 배터리’에 대해 중장기 전략을 논의한 지는 한달여 만이다.
현대차와 LG화학은 이미 전기차 사업에서 협력관계로 LG화학은 현대차 코나와 아이오닉 전기차, 현대·기아차 하이브리드카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또한 LG화학은 내년 양산 예정인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 전기차의 2차 배터리 공급사로도 선정돼 협력관계가 두텁다. 1차 공급사는 SK이노베이션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정 수석부회장과 구 회장은 이날 오전 LG화학 오창공장에서 전기차 배터리 개발 현장을 둘러보고 미래 배터리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정 수석부회장을 비롯해 김걸 기획조정실 사장, 서보신 상품담당 사장, 박정국 현대모비스 사장 등이 방문했다. LG그룹에서는 구 회장과 권영수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김종현 전지사업본부장 사장, 김명환 배터리연구소장 사장 등이 맞이했다.
현대차그룹 경영진은 이날 ▲장수명(Long-Life) 배터리 ▲리튬-황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 배터리의 기술과 개발 방향성을 듣고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이 개발 중인 장수명 배터리는 현재 배터리의 5배 이상 높은 성능을 갖췄다. 리튬-황 배터리는 양극재로 황탄소 복합체, 음극재로 리튬 메탈 등 경량 재료를 사용해서 무게 당 에너지 밀도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2배 이상 높으며 가격경쟁력도 뛰어나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하는 것으로 현재 사용 중인 리튬-이온전지와 비교해 대용량 배터리 구현이 가능하고 안전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LG화학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양산 공정을 활용할 수 있는 타입의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 자동차 업계는 빠르게 전기차로 전환하는 추세다. 전동화 라인업이 늘어남에 따라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얼마만큼 고성능, 고효율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가 중요한 사안인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시장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국내 배터리 회사를 방문하는 등 ‘전기차 배터리 동맹’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13일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만나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을 점검하고 협력방안 나눈 바 있다. 현대차그룹 경영진은 삼성SDI와 삼성종합기술원 담당 임원으로부터 글로벌 전고체배터리 기술 동향과 삼성의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 등에 관해 설명을 들은 뒤, 상호 관심 사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정 수석부회장이 구광모 회장을 다음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부터 양산될 현대차 최초 전기차 플랫폼 ‘E-GMP’ 기반 5종 모델에 중장기적으로 배터리 납품하기로 약속한 상태다.
현대차는 2025년 전기차 56만대를 판매해 수소전기차 포함 세계 3위권 업체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기아차는 2025년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 6.6%가 목표다. 지난해 점유율은 2.1%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