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202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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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희 건축가

공간을 만든다는 생각을 하면서 무엇을 생각하는지 항상 되묻는다. 그만큼 창조적인 작업이 어렵다는 것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그렇다. 다행히 집짓기는 텅 빈 무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방, 화장실, 거실, 기타 여러 실이 모여서 집이 되는 것처럼 처음부터 전혀 없는 것부터 시작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사용자의 이야기가 그 사이에 녹아 있으면 되는 것이다. 늘 궁금하고 새로운 것을 파헤치면서 기존의 것들과 잘 융합해서 건축이 완성되는 것이다.

이야기를 듣는 것은 융합의 시작이다. 어쩌면 공간을 만드는 기초 작업이라고 생각된다. 공간의 속살인 셈이다. 누가 이야기를 가장 잘 들어주는지 생각해 보면 그 집의 완성도에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예비 건축주라면 자신의 집짓기에 누가 관심 있게 들여다봐 주는지 생각해 볼 문제다. 건축가는 처음부터 건물이 끝날 때까지 예의주시하면서 관심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처지에 있다. 그래서 정당한 대가를 받는다면 누구보다도 더 예비 건축주의 입장에서 관심을 가지고 함께 호흡을 할 수 있는 동반자가 될 것이다. 당신의 공간의 속살을 잘 살려서 끝까지 완성하는 동반자. 깊은 관심의 소유자. 화음과 리듬을 조화롭게 완성하는 능력자. 당신이 선택하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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