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의 골목식당(출처: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출처: SBS)

방송인보다 인기 있는 전문가

백종원, 지역경제 살리기 앞장서

불량 보호자 교정시키는 강형욱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바야흐로 춘추예능시대. 스튜디오 토크를 넘어 버라이어티 여행, 오디션, 연예인들의 일상 심지어 연예인들의 매니저까지 소재로 삼고 있는 지금의 예능은 다양하고 참신한 내용을 담기위해 여러 방송사들의 노력이 보이고 있다.

그렇기에 오랜 시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장수한 프로그램들도 트랜드가 바뀌면서 폐지가 되기도 하고 신생 프로그램이 연말 시상식에서 최고의 프로그램 상을 받기도 하면서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예능의 시대이기도 하다. 그래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해 예능은 자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물론 자극적인 장면들은 양날의 검과 같아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기도 하지만 질타를 받는다.

이러한 때에 조금은 자극적이면서도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주기도 하는 예능들이 있으니 일명 ‘착한 예능’이다. 이 착한 예능으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골목식당)’과 KBS2 ‘개는 훌륭하다(개훌륭)’가 있다. 그리고 이 중심에는 웬만한 연예인보다 인기 있는 전문가들이 있다.

◆ “대표님, 괜찮으신가요?”

셰프는 아니지만 요식업계에서, 특히 자영업자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사람이 있으니 바로 ‘백종원’이다. 처음에는 ‘소유진의 남편’으로 대중들에게 각인됐으나 지금은 ‘요식업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고 있다. 이런 백종원이 본인의 이름을 걸고 하는 프로그램이 있으니 바로 골목식당이다. 골목식당은 지난 2018년 1월 5일부터 시작해 2년 넘게 시청자들에게 찾아가고 있다. 이전에 ‘백종원의 푸드트럭’을 통해 창업 솔루션을 했다면 이제는 몇몇 가게를 통해 골목의 상권을 살리기 위한 솔루션을 보이고 있다. 즉 지역경제 살리기다.

백종원은 다양한 직함을 갖고 있다. 스스로 셰프가 아니라 하지만 요리에 빠삭한 요리 연구가이며 사회복지학과를 전공했지만 수많은 점포를 거느리고 있는 기업인이자 400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이다. 그의 직함들을 보고 있으면 남부러울 것 없는, 아주 넉넉한 사람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가 일주일에 한 번씩 혈압이 높아지는 일이 있으니 바로 ‘골목식당’에서다. 골목식당의 백종원을 보고 있으면 시청자들은 “대표님, 괜찮으세요?”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다. 골목식당에 등장하는 일명 ‘빌런(악당, 나쁜 역할을 의미하는 인터넷 용어)’들 때문이다.

골목식당은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좋은 취지로 시작됐다. 백종원의 이름을 걸고 하는 만큼 백종원 솔루션이 아주 큰 역할을 한다. 여기서 그는 요리 레시피 뿐만 아니라 식당을 운영하는 노하우, 초보 운영자들을 위한 팁들을 깨알같이 알려준다. 이를 보는 시청자들은 “저렇게까지 도와주는데 장사가 안되는 게 이상하다”라고 할 정도다.

하지만 장사는 만만치 않았다. 아니 백종원을 만나는 골목식당의 가게 사장들이 만만치 않았다. 촌철살인 같아 보이지만 따뜻한 백종원의 직설화법 아래 가게는 바뀌어 가지만 가게 사장들의 마음가짐이 변하질 않는다. 대표적으로 ‘2020 여름특집’으로 다시 방문한 서산 해미읍성 골목이 그렇다.

지난 10일에 ‘긴급점검’으로 방문했던 서산 불고깃집은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이곳은 솔루션 당시 초보 사장님을 위해 백종원이 가게 인테리어부터 ‘서산더미 불고기’라는 시그니처 레시피까지 모두 전수한 곳. 하지만 인터넷에는 ‘맛이 없다’는 혹평이 잇따르고 있었고 제작진이 방문했을 때는 레시피와 함께 사장님은 자리에 없었다.

이 모습에 백종원은 “배짱 장사”라고 속상해하면서 “주인이 가게에 관심이 없어서 이렇게 된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자 며칠 뒤 제작진에게 연락한 불고깃집 사장님은 “병원 안 가고 주방에서 계속 일 하고 있다. 대표님이 조언 해 준대로 빨리 시정해야지 안 하면 후회할 것 같았다”라고 말하며 초심을 다시 잡을 것을 약속했다.

개는 훌륭하다(출처: KBS2)
개는 훌륭하다(출처: KBS2)

◆ 훌륭한 보호자 그리고 반려견

수요일 밤 식당 장사로 백종원이 혈압을 올린다면 월요일 밤에는 불량 보호자로 인해 ‘개통령’ 강형욱이 혈압을 올린다. 이전부터 동물에 관련된 방송은 꾸준히 있어왔다. 특히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 가구가 늘어난 만큼 반려견에 대한 프로그램도 관심을 받아왔다. 그러면서 개통령의 수식어를 가진 이가 등장했으니 바로 강형욱이다.

그는 EBS1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로 방송에 출연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고압적이던 ‘주인’ 중심의 반려견 훈육 방식을 벗어나 ‘반려견’과 ‘보호자’가 함께하는 훈육 방식을 보인다. 그는 프로그램을 통해 말 그대로 개가 ‘반려’견으로 보호자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솔루션을 제시한다.

이에 개훌륭에서는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한다. 하지만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존재하듯 다양한 반려견들과 보호자들이 존재했다. 프로그램에서 강형욱은 문제견을 바라볼 때마다 ‘보호자’에게 문제가 있음을 알려주고 올바른 보호자가 되도록 솔루션을 제시한다. 이에 시청자들은 “개를 훈련시키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보호자를 훈련시키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한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지난달 18일에 방영됐던 문제견 ‘끼’의 사연에서 나타났다.

문제견 ‘끼’는 사람을 물고 사료에 집착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는 보호자가 산책을 시켜주지 않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생긴 문제들이었다. 이에 강형욱은 “산책은 보호자의 책임이자 의무”라며 “보호자는 반려견의 행복 요소를 파악하고 행복감을 충족시켜줘야 한다. 이런 행동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안정감이 느껴지면 ‘끼’의 공격성이 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강형욱의 솔루션으로 보호자와 ‘끼’는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배웠고 보호자는 “그동안 무관심했다”면서 “앞으로 신뢰와 믿음으로 사랑받는 보호자가 되겠다”고 약속을 했다.

백종원과 강형욱의 모습을 보면 문제를 지적하고 솔루션만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올바르게 살아갈 수 있도록 꾸준한 노력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골목식당은 ‘초심’을 강조하고 강형욱은 “내가 훈련 방식을 가르쳐주고 돌아간 뒤에도 꾸준한 훈련은 계속돼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장사와 반려견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에도 필요한 덕목임을 프로그램은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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