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 신임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해 4월 9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내 캐비넷룸에서 열린 시리아 관련 군장성 회의에 배석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바라보고 있다. (출처: 뉴시스)
존 볼턴 신임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해 4월 9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내 캐비넷룸에서 열린 시리아 관련 군장성 회의에 배석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바라보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북미 비핵화 외교가 한국의 창조물이며, 미국의 전략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6월 싱가포르 첫 북미 정상회담에서 ‘낚였다(hooked)’고 비판하기도 했다.

CNN방송과 ABC방송 등 외신과 연합뉴스는 볼턴 전 보좌관이 오는 23일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의 발췌본을 18일(현지시간) 공개했다.

미 외교가에서 ‘매파’로 통하는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과 외교정책 노선을 둘러싼 갈등 등으로 작년 9월 경질됐다. CNN에 따르면 볼턴은 북미 간 전체 외교를 “한국의 창조물”이라며 “김정은이나 우리 쪽에 관한 진지한 전략보다는 한국의 통일 어젠다에 더 많이 관련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당시 볼턴은 최종적 비핵화 로드맵까지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볼턴의 이런 평가는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북한과 한국을 향해서도 곱지 않은 시선을 답은 것으로 보인다.

CNN은 볼턴이 2018년 6월 북미 1차 정상회담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의 반대에도 정상회담을 갖는 데 필사적이었다며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낚이게’ 했다”고 표현했다고 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너무나 합의를 원해 대북 목표를 밑도는 위험지대에 있다는 데 조바심을 느꼈다는 내용도 담겼다.

볼턴은 또 북미정상회담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 관심을 국가적 관심보다 우선에 둔 또 다른 사례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의 사령관인 김정은에게 트럼프 대통령과 자유로운 회담을 제공함으로써 그를 정당화하고 있었다”며 “나는 김정은을 만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열의에 가슴이 아팠다”고 썼다. 볼턴은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원한 것을 가졌고,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원한 것을 가졌다”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관에 대한 비대칭성을 보여줬다. 그는 개인적 이익과 국가적 이익을 구분할 수 없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볼턴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을 두고 ‘브루클린 다리를 판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과거 미국에서 조지 파커라는 사기꾼이 사기로 브루클린 다리를 판매한 데서 유래한 것으로, 남을 속이는 행위를 뜻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상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분명히 금지돼 있지만 마치 북한이 핵 실험만 하지 않으면 된다는 식으로 구도가 설정돼 버렸다는 것이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이 비핵화 전 안전보장을 원한다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신뢰 구축은 허튼소리”라고 답했다. 볼턴은 “수개월간 북한에 관해 가장 똑똑한 말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무슨 일이 있어도 성공할 것이라며 “우리는 더 많은 제재를 가할 필요가 있다. 김정은은 거짓말쟁이다. 우리는 금요일에 부과할 수 있는 300개 이상의 제재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볼턴은 주장했다.

WP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과 한반도를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미군을 철수하려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묘사됐다. 볼턴은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에서 완전히 떠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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