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신창원 기자] 7일 경기 파주시 문산읍 도라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군 초소와 넘어로 개성공단이 보이고 있다.ⓒ천지일보 2019.4.7
[천지일보=신창원 기자] 7일 경기 파주시 문산읍 도라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군 초소와 넘어로 개성공단이 보이고 있다.ⓒ천지일보 2019.4.7

총참모부 ‘군부대 주둔’ 언급

민홍철 “개성, 연대급 정도될 듯”

금강산지구, 고성항 기지화 가능성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17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연락사무소) 건물을 폭파한 지 하루 만에 개성공단과 금강산 지역 군부대를 주둔시키겠다고 밝히면서 그 규모나 위치와 관련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울러 북한은 비무장지대에서 철수했던 감시초소(GP)를 다시 배치하고, 북방한계선(NLL) 일대를 포함한 접경지역에서 군사훈련을 재개하겠다고 예고했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경고한 대로 9.19 남북 군사합의 파기 수순을 밟아가는 모양새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17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현재 구체적인 군사행동계획들이 검토되고 있는데 맞게 다음과 같이 보다 명백한 입장을 밝힌다”며 추가적인 군사행동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인민군 총참모부는 남한의 합동참모본부에 해당하는 조직으로, 북한의 모든 군사작전을 지휘하는 군령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참모부 대변인은 구체적으로 금강산·개성공단·감시초소 군부대 배치, 해안포 사격훈련 등을 열거하고 특히 “우리 공화국 주권이 행사되는 금강산관광지구와 개성공업지구에 이 지역 방어임무를 수행할 연대급부대들과 필요한 화력구분대들을 전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총참모부 대변인은 “이와 같은 대적군사행동 계획들을 보다 세분화하여 빠른 시일 내에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의 비준에 제기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폭파되는 개성공단 내 남북 연락사무소(서울=연합뉴스) 16일 오후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청사가 폭파되고 있다. [국방부 제공]
폭파되는 개성공단 내 남북 연락사무소(서울=연합뉴스) 16일 오후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청사가 폭파되고 있다. [국방부 제공]

북한이 금강산과 개성공단을 지목하고 군부대 주둔 계획을 밝히자, 곧 어느 정도 수준이 될지 어디가 될지 등에 이목이 집중됐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민홍철 국방위원장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2003년 개성공단 착공 이전까지만 해도 이 일대에는 2군단 소속 6사단, 64사단, 62포병여단 등이 배치돼 있었다”면서 “남북 개성공단 사업으로 후방으로 뺐던 이들 포병대가 재배치될 가능성이 높지만, 북한의 발표를 보면 그 정도로 전부까지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북한의 발표를 토대로 그 규모가 연대급 정도지 이전과 같은 사단급은 아니라는게 민 위원장의 설명이다.

어찌됐든 개성공단이 들어서면서 후방으로 배치됐던 북한군이 다시 전진배치 된다면 사실상 2003년 이전 상황으로 되돌아가는 셈이다.

민 위원장은 또 “남북이 군사합의에 따라 서로 GP에서 철수한 상태인데 다시 전진 배치해서 하겠다고 하는데다 해안포까지도 봉인해제를 포함해서 이제부터 훈련도 하겠다고 한다”면서 “이런 일련의 행위들이 군사합의를 파기하는 수순으로 가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금강산의 경우는 관광이 시작되면서 민군 복합항으로 전환된 ‘고성항’에 군부대가 배치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당초 고성항은 군함과 잠수정이 배치된 북한의 최남단 해군기지였는데, 금강산 관광이 시작되면서 고성항 남쪽을 민간 항구로 전환하고 유람선이 오갈 수 있도록 전격 개방했다. 이미 군함의 이동까지 위성사진으로 포착되고 있어서 항구를 전면적으로 군사 기지화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북한이 개성공단과 금강산 일대에 단기간에 군사력을 재배치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기존 시설물을 철거하고 새롭게 군사시설을 구축해야 한다는 점에서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북한이 개성공단 건설에 따라 군부대를 후방 배치하고 금강산 관광에 따라 민군복합항으로 바꾼 건 9.19 남북합의에 따른 직접적인 조치는 아니었다.

하지만 북한이 남한과의 관계를 대적 관계, 즉 적대적인 관계로 선언한 만큼 남북 합의는 물론 합의에 따라 북한 스스로 취한 조치도 철회하면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커 보인다.

[천지일보 파주=남승우 기자] 북한이 금강산 관광지구, 개성공단 등 접경지역 군사훈련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힌 17일 오전 경기 파주시 통일대교에서 군 차량이 이동하고 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6일 오후 2시 49분경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했다. ⓒ천지일보 2020.6.17
[천지일보 파주=남승우 기자] 북한이 금강산 관광지구, 개성공단 등 접경지역 군사훈련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힌 17일 오전 경기 파주시 통일대교에서 군 차량이 이동하고 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6일 오후 2시 49분경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했다. ⓒ천지일보 202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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