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사설] 힘의 논리에 지배당하는 21대 국회
[천지일보 사설] 힘의 논리에 지배당하는 21대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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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에서 지금도 사람의 입으로 전파되고 있는 옛 속담을 보면 한국 고유 속담이 많지만 같은 뜻이거나 비슷한 용어로 쓰이는 외국에서의 사용례도 빈번하다. 그 가운데 한국과 중국, 일본에 통용되는 속담들이 매우 많은데 이는 지리적으로 가깝고 역사․관습적으로 유사한 데가 많은 연유에서 일 것이다. ‘핑계 없는 무덤이 없다’는 속담도 그렇다. 어떤 일이든 핑계를 댈 일이 있으니 화자(話者) 쪽에서는 정당하지만 상대방이 보면 얼토당토않은 말도 더러는 있다.

그와 같은 의미로 우리가 사용하는 유사 속담으로 ‘처녀가 애를 낳아도 할 말이 있다’는 말이 있는바, 일본에서는 이 속담을 ‘누스비또니모 산부노리(盜人にも三分の理)’라 해 직역하면 ‘도둑한테도 도둑질을 정당화하는 구실이 있다’는 뜻인즉 ‘매사 그 일에 대해 둘러댈 구실이 있기 마련’이라는 의미로 쓰이는 속담이다. 적당히 둘러댈 수 있는 근거는 ‘100 중 30’에 불과한 정당성(正當性)이 마치 100% 전체의 완전한 이치인양 왜곡된다는 점에서 볼 때에 지금 우리사회의 정치 현실과 흡사한 현 여야 대치 상황과도 무관하지가 않은 것이다.

지난 15일 21대 원 구성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법사위를 비롯한 노른자 상임위를 가져갔고, 19일 통합당에서 협의가 없으면 18개 국회 상임위원장 모두를 선출해 상임위 구성을 완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법사위는 1998년 이후 국회의장을 배출하지 아니한 정당에서 권력 분산 차원에서 분배한 것인데 21대 국회에 들어서자마자 여당이 수적 우세를 앞세워 결정해버렸으니 통합당에서는 그렇다면 앞으로 국회에서 협치는 없을 것이라고 항거하고 있는 것이다. 국회는 ‘삼권분립’이란 헌법관(觀)에서 본다면 정부를 견제하는 제도적 장치다. 여당이 정부 편을 들어 안정된 국정을 이끌어가는 것이 도리이겠으나 근본적으로는 국회에 몸담고 있는 만큼 협치 의정, 여야 상생화합을 통해 국정을 지원하는 것이 기본적인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당은 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법사위원장을 비롯한 기획재정위원장 등 주요 상임위원장을 가져간 것은 여당의 논리가 아무리 맞다고 하더라도 의회민주주의 측면에서는 부적한 일이다. 그래서 통합당은 ‘의회주의의 폭거’라고 거세게 나서면서 대항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양보할만큼 양보했고 양당이 숙고할만큼 숙고했다”고 했다.

통합당에서는 단독국회에서 상임위원장 선출이 ‘의회독재’라 규정함에도 여당에서는 통합당에게 양보할만큼 양보했다고 하니, 그 양보 결과가 의회민주주의를 짓밟는 53년 전의 양태를 되풀이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국민을 위하여’라며 일사불란한 행동을 보인 여당이 21대 국회에서 권력의 시녀가 되고 ‘특정권력의 수호’를 위한 게 아니기를 국민은 바란다. 또한 여당이 다수 의석과 권력을 믿고 힘의 논리로 국회를 지배하는 불상사가 발생되지 않기를 국민은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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