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칼럼] CVC규제 개선으로 벤처·스타트업은 활성화, 부작용은 최소화해야
[IT 칼럼] CVC규제 개선으로 벤처·스타트업은 활성화, 부작용은 최소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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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최근 (주)우아한형제들이 우리나라 배달 앱 1위인 ‘배달의 민족’을 해외 자본에 매각한다고 해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해외 매각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부정적인데 반해 관련업계는 금산분리 원칙으로 국내 대기업 자본의 중소기업 투자를 막는 데 기인한다고 지적하면서 기업주도벤처캐피탈(CVC:Corporate Venture Capital)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 규제 때문에 일반 지주사의 CVC 보유를 불허해 금융업 또는 보험업을 영위하는 회사 주식을 소유할 수 없다. 

업계는 “CVC가 기술력을 가진 벤처․스타트업과 대기업이 기술을 공유하고 시너지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며 “CVC를 통한 투자는 투자기업 연구개발(R&D)뿐 아니라 제조업,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적극적 결합을 통해 전략적 투자가 가능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CVC를 허용하면 금산분리 원칙의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공정위는 대기업들이 CVC를 통해 투자를 명목으로 벤처 자회사에 부당지원 행위를 하는 경우 적절한 제재가 어려울 수 있다고 반대한다. 

해외에선 구글, 애플, 인텔 등 대기업이 CVC를 활용해 중소기업에 적극 투자한다. CVC는 전 세계 벤처투자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지주사 체제가 아닌 삼성(삼성벤처투자)이나 한화(한화인베스트먼트) 등이 CVC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SK나 LG 등은 규제가 없는 해외에서만 CVC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는 CVC인 롯데액셀러레이터를 지주사 체제 밖에 있는 호텔롯데 계열로 하고 있다.

코로나19 국난 극복과 경제위기 돌파를 위해선 스타트업 활성화와 벤처기업 육성이 중요하다. 스타트업 활성화와 벤처기업 육성에는 자금이 필요하다. 일반 지주사의 CVC 보유를 허용하면 대규모 자금이 벤처 생태계에 유입될 것이다. 대기업이 CVC를 통해 스타트업 인수합병(M&A)에 나설 경우 기존 VC는 벤처 기업을 팔아 투자금을 회수하고, 자금이 시장에 재투입되면 스타트업 창업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다. 최근 개최한 ‘CVC 활성화 토론회’에서는 일반지주회사가 CVC를 보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주를 이었다.

한 중소업체 대표는 “CVC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 대기업과 스타트업 모두가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수단”이라며 “스타트업들도 CVC 도입을 강하게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해외 지주사에 비해 국내 지주사는 경쟁에서 역차별적인 위치에 있는 국내 지주사의 전략적인 신산업 진출을 위해서도 CVC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제 정부는 CVC규제 개선으로 벤처·스타트업 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 자본력과 사업 노하우를 가진 대기업이 신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장기투자를 하고, 성공적인 스타트업을 인수하면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총수 일가가 보유한 비상장 벤처회사에 CVC 자금을 투입하는 등 CVC 허용으로 인한 부작용 우려도 있다. 따라서 CVC 규제완화가 금산분리 원칙을 훼손한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금산분리의 취지는 지키면서 CVC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자회사 비율, CVC의 영업 범위, CVC 펀드 결성 시 민간자본 포함 여부 등을 검토해야 한다.

다행이 정부는 하반기에 일반지주회사의 제한적인 CVC 보유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민주당도 금산분리의 취지는 살리면서도 벤처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는 혁신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경기 침체 국면에서 스타트업계에 대규모 자본 수혈을 현실화하고 자본시장에서 이종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시대에 규제 완화로 투자를 견인해야 한다. 이번에는 정치논리를 떠나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이 상생하고 스타트업과 벤처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면서도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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