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완파
국방부 “북한이 16일 오후 폭파한 것 확인”
남북연락사무소, 판문점선언 상징적 장소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북한이 16일 오후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북한 제1부부장이 예고한 대로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면서 남북은 또 다시 긴장 상태에 빠졌다.
이날 국방부와 통일부는 “16일 오후 2시 50분 개성공단 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북한이 폭파한 것을 육군 1군단에서 폭발음을 듣고 육안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3일 김여정 제1부부장은 “머지않아 쓸모없는 북남(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며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할 것을 예고한 바 있다.
앞서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합동참모본부 격)는 공개보도를 통해 “우리 군대는 최근 각일각 북남(남북)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사태를 주시하며 당과 정부가 취하는 대외적조치도 군사적으로 담보할 수 있도록 만단(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군사행동을 예고한 것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지난 2018년 9월 14일 개성공단 내에 문을 열었고, 2005년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 건물을 보수한 것이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2018년 남북 정상 간 판문점선언을 통해 설치된 외교공관의 성격이 있다. 판문점선언에는 ‘남과 북이 당국 간 협의를 긴밀히 하고 민간교류와 협력을 원만히 보장하기 위해 쌍방 당국자가 상주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에 설치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만큼 남북 통일을 향한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곳이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는 남북 당국자 간의 실무적인 협의를 비롯해 각 분야에서의 대화와 접촉, 교류협력, 공동행사 등에 대해 논의를 한 곳이다. 민간단체들의 교류협력사업에 필요한 연락과 자문 등에 대해서도 보장하는 역할을 했던 장소다.
지난해 2월 북미정상회담 결렬 후 이곳에서의 회의가 중단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으로 인해 연락사무소는 운영되지 않았다.
북한이 이번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이유는 최근 탈북민단체가 대북전단 살포에 항의하기 위해서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지난 4일 대북전단 관련 첫 담화에서 “남조선 당국이 자기 동네에서 동족을 향한 악의에 찬 잡음이 나온 데 대해 응분의 조처를 세우지 못하면 금강산관광 폐지에 이어 개성공업지구의 완전철거가 될지, 북남공동연락사무소 폐쇄가 될지 북남군사합의파기가 될지 단단히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3일 김 부부장은 “머지않아 쓸모없는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위협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