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윤호중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6.1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윤호중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6.15

與, 법사위 등 6개 상임위원장 선출

법사위원장엔 윤호중 의원 내정

野 “18개 상임위 다 내놓겠다” 반발

[천지일보=명승일, 이대경 기자] 집권 여당이 15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18개 상임위 중 6개 상임위 위원장 선출안을 처리했다. 미래통합당의 불참 속에 이날 본회의가 열린 만큼, 21대 국회는 초반부터 파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본회의에 참석한 범여권 의원들은 이날 무기명 투표를 통해 6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이날 표결 결과 법제사법위에 윤호중, 기획재정위에 윤후덕, 외교통일위에 송영길, 국방위에 민홍철,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에 이학영, 보건복지위에 한정애 위원장이 각각 선출됐다.

특히 민주당이 법사위를 차지하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검경수사권 조정법 등 관련 법안 후속 입법도 빠르게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박병석 국회의장이 15일 국회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 선거 결과를 발표한 후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제21대 국회 전반기 법제사법위원장에 4선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경기 구리), 기획재정위원장에 3선 윤후덕(경기 파주갑), 외교통일위원장에 5선 송영길(인천 계양을 ), 국방위원장에 3선 민홍철(경남 김해갑),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에 3선 이학영(경기 군포), 보건복지위원장에 3선 한정애(서울 강서병) 민주당 의원이 각각 선출됐다. ⓒ천지일보 2020.6.1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박병석 국회의장이 15일 국회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 선거 결과를 발표한 후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제21대 국회 전반기 법제사법위원장에 4선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경기 구리), 기획재정위원장에 3선 윤후덕(경기 파주갑), 외교통일위원장에 5선 송영길(인천 계양을 ), 국방위원장에 3선 민홍철(경남 김해갑),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에 3선 이학영(경기 군포), 보건복지위원장에 3선 한정애(서울 강서병) 민주당 의원이 각각 선출됐다. ⓒ천지일보 2020.6.15

민주당의 표결 강행 처리에 반발한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본회의에 불참했다. 국회가 제1야당의 불참 속에 상임위원장 선출에 나선 건 1967년 이후 53년 만의 일이다.

국회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기 위해선 상임위원 전체 명단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통합당이 제출하지 않은 6개 상임위원 명단은 박병석 국회의장이 강제로 배정했다.

박 의장은 “오늘 여야가 합의를 이루지 못한 상태에서 일부 상임위원회부터 구성하게 된 점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러나 이 길이 국민과 국익을 위한 길이라면 감당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나라 안팎으로 급박한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 진정 기미를 보이던 코로나가 다시 확산 추세를 보이고 있고 이로 인한 경제적 타격도 심대하다”며 “당장 일터와 생계를 걱정하는 국민을 지키는 게 국회 의무다. 코로나 추경도 신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관계도 다시 긴장 상태로 돌아가고 있다”며 “국회가 이러한 위기 속에 시급히 관련 상임위원회를 열어 현안을 논의해야 한다. 더 이상 국회를 공전시킬 수 없다”고 했다.

반면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강력하게 반발했다.

주 원내대표는 “여야 합의 없이 의사일정을 올린 것도 잘못됐을 뿐 아니라 48년 제헌국회 이래 개원 국회에서 상대 당의 상임위원을 동의 없이 배정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라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법사위 체계자구심사를 말씀하셨지만, 체계자구심사를 거치고도 지금까지 350건의 위헌 법률이 나왔다. 지난 4년간 45건의 위헌 법률이 나왔다”며 “체계자구심사를 남용하는 게 문제지 체계자구심사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며 “늦은 것 같지만 협치하고 합의하고 가는 게 대한민국을 위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여야 원내대표 회동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6.1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여야 원내대표 회동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6.15

이어 “야당이 없는 일방통행의 국회는 헌법상 있을 이유가 없다. 견제와 균형이 국회의 존재 원리 아닌가”라며 “지금이라도 중지하시고 합의해서 상임위원장을 배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도 체계자구심사를 이유로 발목잡지 않겠다. 18개 상임위 다 내놓겠다”며 “이 출발은 21대 국회를 망치는 것이고, 남은 문재인 대통령 임기 2년 동안 한국 정치를 황폐화하는 첫 출발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범여권이 6개 상임위원장 선출 표결을 강행한 데 대해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이종배 정책위의장과 함께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통합당 의원들은 주 원내대표의 사퇴를 만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당 의원들은 주 원내대표의 책임이 아니라는 재신임 결의까지 했지만 주 의원은 뜻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주 원내대표는 취재진에게도 “제 사퇴 의지는 확고하다”고 밝혔다.

이로써 21대 국회는 초반부터 파행과 대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내대표도 공석이 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통합당은 민주당이 자당 몫으로 남겨둔 7개 상임위원장 선출과 법안 심사를 모두 거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3차 추경 심사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장외투쟁 등을 고려하진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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