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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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 금융시장 진출

플랫폼 경쟁력으로 고객유치

은행권, ‘디지털금융’에 사활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거대 IT기업들이 금융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은행권이 긴장하는 모습이다.

네이버는 금융전문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이보다 앞서 카카오는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증권, 카카오뱅크 등을 통해 금융산업에 침투하고 있다. 이들은 전자상거래나 소셜미디어 등 비금융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빅테크’ 기업으로, 금융업에 진출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몇 년 새 세계적인 빅테크 기업인 미국의 GAFA(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중국의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도 지급결제, 온라인 대출, 보험 등 전통적인 금융업으로 진출하고 있어 ‘글로벌 트렌드’인 셈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미래에셋대우와 합작해 지난 8일 첫 번째 금융상품인 ‘네이버통장’을 출시했다. 이는 수시입출금 CMA통장으로, 오는 8월 31일까지는 전월 네이버페이 이용실적과 관계없이 100만원 이내 예치금에 대해 3% 수익률이 제공된다. 여기에 네이버 통장을 보유한 고객이 스마트스토어에서 네이버페이로 결제할 경우 최대 9%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는 혜택도 제공한다. 1%대의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금리와 네이버 플랫폼 경쟁력을 앞세워 고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앞서 카카오의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증권이 선보인 예탁금 계좌는 출시 한 달 만에 가입 좌수 50만개를 넘어섰다. 이에 시중은행들도 타 금융권과 콜라보를 통해 고금리 상품들을 내놓긴 했지만 문제는 앞으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이 같은 현상을 지적한 바 있다. 은 위원장은 지난 11일 열린 금융발전심의회 전체회의에서 “빅테크기업 등 비금융회사가 혁신을 주도하고 금융의 중심으로 진입하고 있다”며 “이제는 금융산업과 빅테크와의 경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대면·디지털 혁신의 가속화는 자금공급자와 자금수요자를 직접 연결하는 등 자금중개자로서 금융회사의 존재를 점점 옅게 만들고 있다”며 “디지털 혁신이 금융에 가져올 위협요인과 기회요인을 고민하고 해답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카카오가 대주주로 있는 카카오뱅크의 경우 4천만명이 이용하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등에 업고 2017년 영업을 시작한 지 2년 만에 흑자 전환해 성공했다. 당시만 해도 흑자 전환까지 5년 정도가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으나, 시기를 3년이나 앞당겨 지난해 13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게다가 최근 취업포털 인크루트 조사 결과, ‘대학생이 꼽은 가장 일하고 싶은 은행’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디지털뱅킹을 선호하는 젊은층 사이에서 호응을 얻는데다, 언택트 확산에 힘입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성장잠재력이 크다고 평가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흐름에 금융회사들도 ‘디지털금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신한 N.E.O. Project’를 추진하면서 ‘신디지털금융 선도’를 핵심방향의 일환으로 삼았다. 금융데이터를 바탕으로 금융 데이터거래소 활성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며 디지털 기반의 환전, 무역·무역외 송금처리, 소호 특화 모바일 플랫폼 구축까지 기업금융의 디지털화를 핵심사업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은 최근 각종 은행업무를 비대면으로 볼 수 있는 디지털금융점포를 도입했다. 우리은행은 기존 강남역지점에 예금, 외환, 전자금융, 카드 등의 업무와 각종 변경 신청을 고객 스스로 할 수 있는 스마트키오스크를, 농협은행은 세종반곡동지점을 신규 개점하고 통장 및 체크카드 신규, OTP카드 발급 등의 업무를 처리하는 NH-STM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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