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6.1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6.15

與, 법사위 등 6개 상임위원장 선출

野 “18개 상임위 다 내놓겠다” 반발

[천지일보=명승일, 이대경 기자] 집권 여당이 15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18개 상임위 중 6개 상임위 위원장 선출안을 처리했다. 미래통합당의 불참 속에 이날 본회의가 열린 만큼, 21대 국회는 초반부터 파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본회의에 참석한 범여권 의원들은 이날 무기명 투표를 통해 6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민주당의 표결 강행 처리에 반발한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본회의에 불참했다. 국회가 제1야당의 불참 속에 상임위원장 선출에 나선 건 1967년 이후 53년 만의 일이다.

이날 표결 결과 법제사법위에 윤호중, 기획재정위에 윤후덕, 외교통일위에 송영길, 국방위에 민홍철,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에 이학영, 보건복지위에 한정애 위원장이 각각 선출됐다.

국회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기 위해선 상임위원 전체 명단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통합당이 제출하지 않은 6개 상임위원 명단은 박병석 국회의장이 강제로 배정했다.

박 의장은 “오늘 여야가 합의를 이루지 못한 상태에서 일부 상임위원회부터 구성하게 된 점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러나 이 길이 국민과 국익을 위한 길이라면 감당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나라 안팎으로 급박한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 진정 기미를 보이던 코로나가 다시 확산 추세를 보이고 있고 이로 인한 경제적 타격도 심대하다”며 “당장 일터와 생계를 걱정하는 국민을 지키는 게 국회 의무다. 코로나 추경도 신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관계도 다시 긴장 상태로 돌아가고 있다”며 “국회가 이러한 위기 속에 시급히 관련 상임위원회를 열어 현안을 논의해야 한다. 더 이상 국회를 공전시킬 수 없다”고 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회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들어서는 가운데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0.6.1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회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들어서는 가운데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0.6.15

반면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강력하게 반발했다.

주 원내대표는 “여야 합의 없이 의사일정을 올린 것도 잘못됐을 뿐 아니라 48년 제헌국회 이래 개원 국회에서 상대 당의 상임위원을 동의 없이 배정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라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법사위 체계자구심사를 말씀하셨지만, 체계자구심사를 거치고도 지금까지 350건의 위헌 법률이 나왔다. 지난 4년간 45건의 위헌 법률이 나왔다”며 “체계자구심사를 남용하는 게 문제지 체계자구심사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며 “늦은 것 같지만 협치하고 합의하고 가는 게 대한민국을 위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야당이 없는 일방통행의 국회는 헌법상 있을 이유가 없다. 견제와 균형이 국회의 존재 원리 아닌가”라며 “지금이라도 중지하시고 합의해서 상임위원장을 배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도 체계자구심사를 이유로 발목잡지 않겠다. 18개 상임위 다 내놓겠다”며 “이 출발은 21대 국회를 망치는 것이고, 남은 문재인 대통령 임기 2년 동안 한국 정치를 황폐화하는 첫 출발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6.1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6.15

이로써 21대 국회는 초반부터 파행과 대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합당은 민주당이 자당 몫으로 남겨둔 7개 상임위원장 선출과 법안 심사를 모두 거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3차 추경 심사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범여권이 6개 상임위원장 선출 표결을 강행한 데 대해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이종배 정책위의장과 함께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통합당 의원들은 주 원내대표의 사퇴를 만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불어민주당 소속 윤호중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6.1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불어민주당 소속 윤호중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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