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남성, 4m 악어와 23년째 교감. (출처: dian bunger 유튜브 캡처)
인도네시아 남성, 4m 악어와 23년째 교감. (출처: dian bunger 유튜브 캡처)

인도네시아의 한 남성이 4m짜리 야생 악어와 23년째 교감을 나누고, 심지어 "자식 같은 존재"라고 소개해 주목받았다.

15일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보르네오섬 인도네시아령 동칼리만탄 군퉁강에 가면 주민 암보(56)씨가 '리스카'라는 이름을 붙인 암컷 악어에게 생닭 등 먹이를 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악어는 거의 매일 암보씨의 집 근처로 찾아온다.

암보씨는 "만약 리스카가 2∼3일간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내가 찾으러 나선다"며 "리스카는 이미 나에게 자식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는 "23년 전 보트를 타고 가면서 리스카와 처음 만났다. 리스카는 당시 1m 정도 크기였다"며 "아무 생각 없이 노를 저어 집으로 왔는데 악어가 집까지 따라왔다"고 첫 만남을 떠올렸다.

이어 "신기한 마음에 먹이를 줬는데 그게 인연이 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내 보트의 이름이 리스카라서 악어에게 같은 이름을 붙여줬다"고 덧붙였다.

과거 2년 동안 암보씨가 도시에 일자리를 얻어 고향을 떠났을 때도 악어가 그의 집을 계속 찾아오는 것을 아내가 목격해 전달했다.

당시 암보씨는 이웃에게 "악어가 찾아오면 먹이를 나눠주라. 먹이로 장난치지 말고 곧바로 줘야 사고가 없다"고 당부했다.

암보씨를 비롯해 리스카의 공격을 받은 주민은 지금까지 없다.

2년간의 객지 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온 암보씨는 여전히 리스카와 친하다. 먹이를 주고, 등을 문질러 주고, 목욕도 시켜준다.

그런 모습을 보려고 많은 현지인, 유튜버 등이 암보씨의 집을 방문한다.

암보씨 부부뿐만 아니라 이웃 주민들도 이제는 리스카의 모습에 익숙하다. 암보씨는 "나도 어떻게 리스카와 서로 가까워졌는지 모르겠다"며 "우리 가족과 악어 사이에는 무언가 관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금기를 깨면 악어 같은 야생동물이 인간을 동물로 보고 잡아먹게 된다"며 "우리가 금기를 깨지 않으면 악어도 인간을 도울 수 있다. 두 살배기 친척 아기가 물에 빠졌는데 리스카가 등에 태워 구해줬다"고 믿기 힘든 이야기도 전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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