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채팅앱.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랜덤채팅앱.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2019년 성매매 실태조사 결과

위기청소년 47% 조건만남 경험

이용자 76.4% 성적 목적 접근

[천지일보=최빛나 기자] 국내 중·고등학교 학생 10명 중 1명이 온라인에서 원치 않는 성적 유인 피해를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여성가족부(여가부)에 따르면 여가부가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등과 함께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 전국 중·고생 64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9 성매매 실태조사’ 결과 ‘온라인에서 원치 않은 성적 유인 피해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11.1%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응답자 중 만남 유인까지 경험한 비율은 2.7%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성매매 실태조사는 청소년이 온라인에서 겪는 성적 위험을 심층 파악하기 위한 랜덤채팅앱 내 대화분석, 전국 중·고등학생 대상 인터넷을 통한 성적 유인 경험 조사 등이 새롭게 포함됐다.

성적 유인 상위 3개 경로는 인스턴트 메신저가 28.1%로 가장 높았고, 이어 SNS 27.8%, 인터넷 게임 14.3% 순으로 나타났다.

원치 않은 성적 유인을 당한 사건에서 유인자는 대부분 인터넷에서 처음 만난 관계(76.9%)였던 것으로 분석됐다.

인터넷에서 원치 않은 성적 유인 피해를 당한 청소년(713명) 중 54%는 피해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N번방 성착취 강력처벌 촉구시위 운영진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N번방 사건 가해자 전원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강력한 처벌 등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3.2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N번방 성착취 강력처벌 촉구시위 운영진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N번방 사건 가해자 전원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강력한 처벌 등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3.25

원치 않는 성적 유인을 알리지 않은 사유로는 기타 항목을 제외하고 ‘심각하지 않아서’가 55.3%로 가장 높았고, 빈번히 있는 일이라서(10.9%), 누군가 알게 되는 것이 싫어서(8.7%) 순으로 나타났다.

성매수와 관련된 경우에는 ‘누군가 알게 되는 것이 싫어서(33%)’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위기청소년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166명 가운데 조건만남을 경험한 비율은 47.6%(79명)로, 조건만남 경로 응답자(78명)의 87.2%가 온라인을 이용했다고 응답했다.

가출과 조건만남을 모두 경험한 응답자(66명)의 77.3%(51명)는 가출이후에 조건만남을 처음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건만남의 주요 경로는 채팅앱이 46.2%로 가장 많았고, 랜덤채팅앱(33.3%), 채팅 사이트(7.7%) 등 온라인 비율이 87.2%로 높게 조사됐다.

아울러 이번 조사에는 랜덤 채팅앱 399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성매매 실태 파악도 함께 진행됐다.

랜덤채팅앱 조사결과 기준 사용연령 등급은 성인(77.7%), 아동(13.3%), 청소년(9%) 순으로 비율이 높았으나, 전체 앱 중 본인인증을 요구하는 비율은 26.3%로 다소 낮았다.

연구자들이 각각 13, 16, 19, 23세의 여성으로 가장해 2230명과의 대화에 참여한 결과, 조사대상자의 연령대는 대부분 30대 이하(89.8%)로 분석됐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n번방에분노한사람들 관계자들이 17일 오후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열린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n번방까지 : 성폭력 규탄 이어 말하기’에서 손피켓을 들고 집회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17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n번방에분노한사람들 관계자들이 17일 오후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열린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n번방까지 : 성폭력 규탄 이어 말하기’에서 손피켓을 들고 집회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17

특히 미성년 대상의 대화사례(1605명)를 보면 성적 목적(76.8%) 대화가 가장 많았다. 미성년임을 인지한 후 대화를 지속한 경우는 61.9%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성년을 대상으로 성적 목적 대화를 한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이상한 사람이나 변태가 아님을 안심시키고, 부모·친구 등에 대화를 비밀로 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음란 사진·영상 전송, 음란행위 묘사 또는 강요, 영화감상·여행·음주 등 동행 제안, 조건만남·용돈 등을 주로 제안했다.

성인남성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별도의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평생 한번 이상 성구매를 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42.1%로 나타났다.

최초 성구매 연령은 20세 이상이 53.9%로 가장 많았고, 25세 이상 26.8%, 30세 이상 10.3% 순으로 조사됐다.

최초 성구매 동기는 ‘호기심(28.6%)’이 가장 많았으며, 특별한 일 전에(20.4%), 회식 등 술자리 후(18.9%) 순으로 분석됐다.

성매매 관련 범죄 처벌인지는 남성의 평균 인지율(82.2%)이 여성(80.8%)보다 높았으며, 성매매 업소 광고 처벌에 대한 인식(66.3%)이 평균(81.7%)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성매매처벌에 대해 효과가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 항목 평균 67.1%로 나타났고, 성매매 알선자 처벌(71.6%)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응답했다.

이정옥 여가부 장관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청소년들은 그만큼 성적 유인과 성매매 피해를 경험할 위험이 높다”며 “위험 요인을 미리 차단하고 성착취 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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