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4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뉴포트 비치에 메모리얼 데이(현충일) 연휴를 맞아 방문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 5월 24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뉴포트 비치에 메모리얼 데이(현충일) 연휴를 맞아 방문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 애리조나, 텍사스, 플로리다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최다 확진자가 나오고 있으며, 13일 기준 22개 주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즈(NYT)가 14일(현지시간) 전했다.

NYT는 특히 미국 남동부, 남서부에 걸쳐있는 선벨트 지역에서 코로나19가 확산세를 보이고 있어 우려가 나온다고 전했다.

13일 기준 플로리다에서는 코로나19가 창궐한 이래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이 발생했다. 코로나19가 여러 도시에서 확산하자 오리건주 주지사는 점진적으로 재개장하던 것을 중단시켰다. 애리조나에 있는 병원들은 쇄도하는 코로나19 환자에 대처하기 위한 비상 계획을 활성화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거의 한 달 동안 미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완화되거나 해제됐다. 앞서 역학조사관, 소도시 시장, 지역 보건 공무원들은 주들이 다시 문을 열기 시작하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할 것이라고 몇 주 동안 경고를 해 왔다.

많은 정부 제한이 없어지고 사람들이 방역과 관련해 개별적인 선택을 하게 되면서 미국인들은 다시 미용실과 식당, 공원으로 몰려들었고 수십개의 도시에서 경찰의 위법행위에 항의하는 대규모 대중 시위에 동참했다.

전반적으로 미국 전역의 일일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안정적으로 보인다. NYT 자료에 따르면 매일 2만 1100명의 신규 확진자와 약 800명의 사망자가 보고되는데, 이는 한 달 전의 수치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이 수치는 지난 4월 정점을 찍은 후 크게 떨어졌다.

그러나 매일 22개 주에서 신규 코로나19 환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그 중 많은 곳은 확진자 수가 하향 곡선을 향하고 있던 주다.

확진자 수의 급증으로 이들 주의 주지사들은 새로운 갈림길에 서게 됐다. 계속되는 감염 증가를 경제 재개에 따른 예상 비용으로 받아들이거나 신규 확산을 막기 위해 봉쇄 해제를 늦추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그럼에도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주에서는 걱정의 흔적을 찾기 어렵다. 휴스턴 갤러리아 몰에서는 방문객들이 프레첼을 먹기 위해 빈틈없이 줄을 서 있으며 네일숍에서는 두 여성이 페디큐어를 하고 있는 동안 마스크를 쓰지 않고 앉아 있었다. 곳곳에 놓인 표지판은 사회적 거리를 두라고 독려했으나 상점 밖 혼잡한 산책로에서는 쇼팽객들이 겨우 몇 인치 간격으로 서로를 스쳐 지나갔다.

플로리다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바와 영화관이 손님 1/2을 받을 수 있게 되고 헬스장은 최대 수용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지난 5일 플로리다주는 확진자 수가 더 늘고 있음에도 봉쇄 조치를 더 완화했다.

남편과 함께 여름 축구 캠프를 운영하는 유타주 주민 테레사 켈은 “솔트레이크시티에서는 일부 사람들이 코로나19 이전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우리는 전날 밤 레스토랑에 갔고 직원들 중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유타주 역학학자 안젤라 던 박사는 주의 코로나19 재확산세와 관련해 지난 5월 말 메모리얼데이(현충일) 연휴 전부터 시작한 주 재개장까지 추적했다. 던 박사는 “이 시점은 규제를 완화하는 것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10개 주 중 대부분은 지난 5월 8일 이전부터 경제 재개를 시작했다. 뉴저지와 미시간 등 6월에 본격 재개방을 한 주들은 현재 코로나19 신규 환자 수가 감소하는 것을 보고 있다. 마스크 착용을 기준으로 하고 사회적 거리유지가 잘 지켜지는 곳에서도 감염 속도는 느리게 나타났다. 12만 2천명이 거주하는 캔자스주 더글러스 카운티에서는 주 권한이 해제된 이후에도 규제가 유지돼 신규 감염은 82건에 그쳤다.

코로나19 검사 수가 증가한 것을 고려하더라도, 일부 주에서는 코로나19 확진에 따른 입원 비율이 높아지면서 실제 확진자 수가 늘고 있다는 증거로 보인다. 애리조나주에서는 지난 12일 코로나19로 1400명 이상이 입원했는데 이는 한 달 전 755명 보다 훨씬 많은 수이다. 텍사스에서는 13일 기준 입원한 코로나19 환자가 2166명으로, 최다 기록이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주에서 일부 관리들은 환자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애리조나 주 보건국장인 카라 크라이스트 박사는 “우리는 확산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수일 내 코로나19 확산이 더 커질 수 있는 다른 요인을 지적한다. 시위대가 전국에 퍼져있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시위에 동원된 소수의 미네소타 주 방위군 중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으며 이렇게 시위와 연관된 사례는 전국적으로 최소 30건이다. 시카고의 역학 조사관들은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온 사람들에게 시위에 참석했는지 여부를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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