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달 자동차 수출액은 23억 9100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36.3% 감소했다. 세계 금융위기였던 2009년 6월(-38.1%) 이후 10년 10개월 만에 최대 폭 감소다. 사진은 지난달 21일 경기 평택항 수출선적부두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는 모습. (출처: 뉴시스)
4월 21일 경기 평택항 수출선적부두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는 모습. (출처: 뉴시스)

한국GM·쌍용차, 생산 30% 이상 급감

5월 고용보험 가입자 9100명 줄어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한국 자동차 산업 생산량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적은 수준으로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판매실적이 좋은 현대·기아차는 그나마 낫지만, 수출 위주인 한국GM이나 르노삼성차, 쌍용차는 생존의 기로에 섰다.

14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를 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자동차 생산량은 133만 515대로 금융위기였던 2009년 1~5월(121만 3632대) 이후 가장 적다.

업체별로 보면 현대차 생산량은 60만 8661대로 전년 동기 대비 17.8% 감소했고, 기아차는 49만 2658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1% 줄었다.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GM과 르노삼성 생산량은 각각 13만 6187대, 5만 2217대를 기록해 지난해 동기보다 31.5%, 23.4% 떨어졌다. 쌍용차는 3만 8267대를 생산해 전년 동기 대비 37.1% 줄어 가장 감소 폭이 컸다.

특히 올해 한국GM의 생산량은 2005년 동기(13만 5070대) 이후 최소다. 코로나19 여파로 미국 시장의 경제 활동이 마비되면서 주력 수출품인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는 부평 1공장은 거의 절반 수준만 가동됐다.

지난달 우리나라 자동차 생산량은 23만 199대로 21년 전인 1999년 5월(22만 6938대) 이후 가장 낮다. 지난 4월부터 닛산 로그 수출물량이 끊긴 르노삼성차는 5월 6577대를 생산했다. 이는 2004년 9월(6210대) 이후 최소다.

6월에도 수출 부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수출 통계를 보면 승용차와 자동차 부품이 각각 37.0%, 30.2% 줄었다.

수출 부진에 따른 일감이 줄어들자 자동차 업체들은 급여를 삭감, 부지 매각, 서비스센터 폐쇄 및 매각 등 자구책을 내놓고 있다. 한국GM은 임원 급여를 삭감했고 최근엔 인천 부평공장 앞에 있는 물류센터(LOC) 부지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차는 직영 서비스센터 12곳 중 일부 폐쇄를 추진하고 있다.

쌍용차는 구로 직영 서비스센터 부지와 건물을 1800억원에 매각했다. 당장 다음달에는 산업은행에서 빌린 900억원 만기 건을 해결해야 하는데 자금이 없어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쌍용차는 1분기에 완전 자본잠식에 근접했고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상태다.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도 추가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자동차 일감 축소가 고용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5월 자동차산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전년 동기 대비 9100명 줄었다. 4월엔 7300명 감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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