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시내에서 스코터를 탄 반정부 시위대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시위대는 경기 침체와 재정 위기, 이에 따른 공공요금 인상, 구조 조정 등에 반발해 정권 퇴진과 조기 총선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출처: 뉴시스)

11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시내에서 스코터를 탄 반정부 시위대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시위대는 경기 침체와 재정 위기, 이에 따른 공공요금 인상, 구조 조정 등에 반발해 정권 퇴진과 조기 총선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온유 객원기자]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거리에 차량 행진이 이어지고 차에 탄 시민들은 국기를 펼쳐보이며 레바논 현 정부를 규탄했다.

12일(현지시간) BBC는 레바논 베이루트 시내에 있는 정부청사 앞에서 반정부 시위대가 타이어와 목재 등을 불에 태워 고속도로를 막고 시위를 벌였다며 시위대는 레바논의 경기침체와 재정위기, 공공요금 인상, 구조조정 등에 반발해 미셸 아운 대통령의 정권 퇴진과 조기 총선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레바논 전역의 도시에서 수천명의 시민이 경제 위기를 초래한 정부를 규탄했으며 일부 시위대는 스쿠터를 타고 정부청사 인근 광장에 모여 코로나19로 경제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는 것에 대해 항의했다.

한 시위 참가자는 BBC에 “현 정권이 주민을 돕기 위한 어떤 일도 하지 않는다. 경제 상황을 더는 감당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더 악화된 레바논의 경기침체는 이미 올해 초부터 시작됐다.

지난 4월에도 경제난에 항의하는 격렬한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으며 화폐 가치 폭락으로 물가가 치솟자 성난 시민들은 은행에 불을 지르며 경제 정책에 항의했다.

BBC에 따르면 공식 환율은 1달러당 1500 레바논 파운드지만, 실제 도시에서는 4000 레바논 파운드에 거래되는 상황이다. 레바논 파운드는 시위가 시작된 지난해 10월 이후 가치의 70%까지 하락했으며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가 곤두박질치자 금융 위기가 더욱 악화됐다.

수도인 베이루트와 북부의 트리폴리 시위자들은 최루 가스와 고무 총알을 사용하는 경찰에게 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맞섰다.

지난 3월 레바논 정부는 만기되는 달러 표시 채권 12억 달러(약 1조 4000억원)를 갚을 수 없을 것이라며 국가부도(디폴트)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는 “레바논은 유례없는 규모의 경제 위기를 맞고 있다”며 채권자들과 채무 구조조정을 위한 공정한 협상을 요구했다.

BBC는 레바논은 12억 달러 외에도 지난 4월에 7억 달러, 6월에 6억 달러도 상환해야 한다. 레바논의 공공부채 비율은 국내 총생산(GDP)의 170%에 이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봉쇄는 레바논뿐만 아니라 여러 다른 신흥국을 덮쳤다. 산업이 붕괴되고 과중한 부채 등 여러 위기가 한꺼번에 큰 타격을 주며 스리랑카, 콩고, 가나, 라오스 등이 대외부채 원리금 상환에 위기를 맞고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