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7일 평양에서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3차 정치국 회의를 주재했다고 8일 조선중앙TV가 보도하고 있다(출처: 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7일 평양에서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3차 정치국 회의를 주재했다고 8일 조선중앙TV가 보도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온유 객원기자] 남북 핫라인 등 모든 통신선이 끊어졌다. 남북관계는 DJ정부 이전으로 ‘리셋’되며 돌아간 수준이 됐다.

최근 북한은 남한과 일체 접촉 공간을 완전 폐쇄하고 2년간 이어왔던 평화적인 남북관계에 대해 대립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코로나19 시대에 터진 미중 간 신냉전 속에서 최근 크게 재미를 보지 못한 북한은 한국을 볼모로 중장기적인 대책을 세우는 모습이다.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놓고 미국 위협을 하기가 힘들자 한국을 이용해 관계 리셋 압박카드를 활용해 미국에 대화를 시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 4일 김여정 제1부부장은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남한 정부의 태도를 맹비난하며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폐쇄 선언, 평양시민 집회 등 강경 대응책을 내놓으며 대남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북한은 한국의 탈북자들이 전단지와 SD 카드를 풍선을 날려 북한을 자극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개인 단체가 보낸 풍선이 2018년 4월 정상회담에 도달한 협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11일(현지시간) CNN은 김씨 일족의 3대는 북한 국영 미디어에서 거의 신성과 같은 경건으로 대우받으며, 이들 중 어느 것도 모욕하면 가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남한에 대한 적대 행위는 본질적으로 미국과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정치적 전제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원하는 조건을 희망하면서 한국을 압박해 미국에 대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문재인 정부가 편안하게 느끼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북한은 한국을 압박하면서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를 깨뜨리지 않기 위해 제재를 위반할 큰 행동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11일(현지시간) BBC는 최근 국제사회 속에서 큰 이득을 본 적이 없는 북한이 적대적 관계를 설정하고 단계적으로 조치의 수위를 높이는 방식으로 미국의 움직임을 보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적대적 관계를 원하지 않는 한국을 괴롭혀 미국과 중국 등의 큰 동선을 보려는 체크하려는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9일 AP통신은 “북한이 내부 결속을 강화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의 제재에 맞서 더욱 강도 높은 도발을 시작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긴장을 조성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북한 전문가들은 현재 북한은 남북 경제 협력 프로젝트를 살리지 못하고 있고 미국을 설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상반기를 잠식한 코로나19 사태로 중국과의 국경이 폐쇄되면서 북한 경제는 훨씬 더 악화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상반기 얼어붙은 남북관계에 대해 미국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북한이 급작스럽게 남한과의 핫라인을 중지하고 위기감을 조성하는 것에 대해 당분간은 지켜보며 북한을 압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CNN은 미국은 현재 북한 문제보다 미중 갈등이 신냉전으로 치닫는 상황 속에서 중국을 먼저 염두해두고 있다며, 폼페이오 장관은 그간 코로나 사태, 중국의 홍콩보안법 추진 등의 문제에서 중국을 독재국가라며 비판했고, 중국은 연일 폼페이오 장관을 비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북한보다 중국을 연일 언급하며 “두 정부 형태는 동급이 아니다. 우리는 법의 지배를 받지만 중국은 아니다”라며 종교와 체제, 코로나19를 놓고 중국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정치 분석가들은 남북관계의 향방은 한국이 아닌 북미 사이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진핑(가운데) 중국 국가주석이 28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제3차 전체회의 최종회기에 참석해 홍콩 국가보안법안이 통과된 후 박수치고 있다(출처: 뉴시스)
시진핑(가운데) 중국 국가주석이 28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제3차 전체회의 최종회기에 참석해 홍콩 국가보안법안이 통과된 후 박수치고 있다(출처: 뉴시스)

10일(현지시간) 마크 피츠패트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연구원은 “북한이 큰 이익을 얻지 않는 한 연락 채널을 복원할 이유가 없다”며 “한국이 남북 경협 사업 등을 통해 북한에 이익을 주지 않으면 통신 채널이 쉽게 재개되기 힘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는 최근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상황을 평가하는 연례 보고서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주석의 관계 복원이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을 무력화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5년 임기 중반을 넘기면서 시간에 쫓기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는 남북 관계를 진전시켜 북미 관계를 견인하는 선순환을 일으키겠다는 방향이지만 실현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한국을 압박하는 현 상황을 두고 북한 전문가들은 “한미 동맹의 균열을 야기하려는 시도”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강한 한미 동맹을 확인하지 않으면 북한이 한국에 계속 부당한 요구를 하고 한반도에 긴장 상태를 조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CNN은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혼동에 직면한 상황 속에서 부실한 경제 성과 등을 감안한 북한이 다시 관심을 끌기 위해 긴장 관계를 조성하며 후일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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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 속에서 중국은 북·미간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미국을 향해 실제적 행동으로 북한의 안보를 해결해 나가라고 촉구했다.

12일(현지시간)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2주년을 맞아 “2년 전 북미정상회담으로 새 형태의 북미관계 구축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공동인식을 달성했다”며 “안타까운 점은 공동인식이 실현되지 않았고, 북미대화는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강조했다.

화 대변인은 “미국은 실제적인 행동으로 양국 지도자의 공동인식을 실현하고 북한의 발전과 안보상의 합리적 우려에 응답해야 한다”며 “중국은 한반도 문제의 정치해결을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정치 분석가들은 미국과 중국, 한국, 북한 사이에 또다시 갈등의 불이 붙고 있다며 북한은 긴장을 차후 대화의 수단으로 사용하기 위해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며 키를 쥐고 있는 미국이 코로나19와 플로이드 사건으로 혼동 속에서 어떤 액션을 취할지 주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는 미국의 제재압박에 남북관계는 답보상태이며 미국의 대북 강경노선이 한국 정부에 큰 부담을 안겼고 한국과 북한의 대화 중단이라는 결과를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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