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202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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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코로나19 현장 수기 <7>

[천지일보=박선아 기자] “다시 국가적 재난 상황이 발생한다면 언제든 현장으로 달려가겠습니다.”

대한간호협회가 최근 진행한 코로나19 현장스토리 공모전의 수상작을 공개했습니다. 암 진단을 받은 간호사, 간호 중 감염돼 간호를 받게 된 간호사 등 현장의 생생한 사연이 담겼습니다.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어느덧 6개월에 접어들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답답한 방호복을 입고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을 의료진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수기 7편을 시리즈 연재합니다.

◆이달의 간호사 영웅 - 이모 간호사(Y병원)의 글

환자를 돌보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간호사의 이야기다.

필자는 코로나 사태 초기 보호장구 덧신이 부족해 비닐봉투나 일회용 덧신을 신고 테이프를 고정해 사용하거나, 페이스 쉴드가 부족해 소독약으로 닦고 재사용 하는 등 열악한 환경을 이겨내고 묵묵히 근무했다.

코로나 병동에 근무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만남을 꺼려하는 분위기에서 의지할 곳은 동료 간호사들뿐이었다. 하지만 방호복을 입고 근무하는 것은 힘들었고 시간이 흐를수록 체력이 고갈됐다.

100일의 시간이 흐른 뒤 병동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 전수검사에 양성 판정을 받았다.

“왜 나인 걸까, 왜 하필이면 내가?”라는 자괴감과 함께 가족과 동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과 걱정으로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갔다.

필자는 자기가 근무하던 병동에 앰뷸런스를 타고 입원했다. 간호사에서 환자로 신분이 바뀐 것이다.

환자 입장이 되어 보니 사람이 그립고 병실 밖을 나갈 수 없다는 현실에 힘이 들었다. 문밖에서 들리는 발소리, 카트 소리, 원내 방송 소리 등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새삼 환자들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빨리 치료받고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필자가 느끼는 마음의 괴로움은 쉽게 사라지지 않지만 주변의 격려와 위로가 다시 그녀를 일으켜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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