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TV 제공]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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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근 외무성 미국국장 문답

“입 다무는 게 美대선에도 유익”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 외무성이 11일 ‘남북 연락채널을 차단한 북측의 최근 행보에 실망했다’고 발언한 미국을 향해 “남북관계에 참견하지 말라”고 경고장을 날렸다.

북한이 남한과의 공식 연락선을 끊고 적대적 관계로 돌아선데 대해 미국이 비판하자 이틀 만에 강도 높게 비난한 셈인데, 다만 담화 형식이 아닌 인터뷰 형식이어서 나름 수위조절을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지난 9일(현지시간) 북한이 남북 간 모든 통신연락 채널을 완전히 차단한 데 대해 ‘실망’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북한이 외교와 협력으로 돌아오기를 촉구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 과정에서 “북남관계는 철두철미 우리 민족 내부 문제로서 그 누구도 이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시비질할 권리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우리와 미국 사이에 따로 계산할 것도 적지 않은데 괜히 남조선의 하내비 노릇까지 하다가 남이 당할 화까지 스스로 뒤집어쓸 필요가 있겠는가”라면서 “끔찍한 일을 당하지 않으려거든 입을 다물고 제 집안 정돈부터 잘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권 국장은 “북남관계가 진전하는 기미를 보이면 그것을 막지 못해 몸살을 앓고, 악화하는 것 같으면 걱정이나 하는 듯이 노죽을 부리는 미국의 이중적 행태에 염증이 난다”면서 “미국의 그 ‘실망’을 지난 2년간 우리가 느끼는 환멸과 분노에 대비나 할 수 있는가”라고 쏘아붙였다.

권 국장은 또 최근 흑인사망 항의 시위 등 미국 내 상황을 거론하고 “미국 정국이 그 어느 때보다 어수선한 때에 제 집안일을 돌볼 생각은 하지 않고 남의 집 일에 쓸데없이 끼어들며 함부로 말을 내뱉다가는 감당하기 어려운 좋지 못한 일에 부닥칠 수 있다”면서 “그것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되는 것은 물론 당장 코앞에 이른 대통령선거를 무난히 치르는 데도 유익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권정근은 지난 2018년 11월 북한 매체에 외무성 미국 국장이 겸임하는 미국연구소장 직함으로 처음 등장했으며 미국 국장으로 임명된 사실이 지난해 4월 확인됐다.

지난해 10월 북미 스톡홀름 실무협상을 앞두고 조철수에게 미국 국장을 넘겨줬으나, 이번 문답 과정에서 다시 미국국장으로 복귀한 사실이 알려졌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 (출처: 연합뉴스)
권정근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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