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당 창당 발기인대회 사전행사에서 ‘무너진 정의와 공정의 회복’이란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2.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당 창당 발기인대회 사전행사에서 ‘무너진 정의와 공정의 회복’이란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2.9

진중권 “문 대통령, 남이 써준 연설문만 읽어”

청와대 전직 참모들 일제히 반박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문재인 대통령을 두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청와대 참모 출신 인사들 간 설전이 오고 갔다.

이번 설전은 진 전 교수가 전날(10일) “문재인 대통령은 남이 써준 연설문을 그냥 읽는 거고 탁현민이 해준 이벤트를 하는 의전 대통령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말하자 청와대 참모 출신 인사들이 “진 전 교수의 뇌피셜(근거 없는 생각)”이라고 반박하면서 시작됐다.

앞서 진 전 교수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당 주최로 열린 ‘온(on) 국민 공부방 세미나’에 강연자로 나서 “문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도, 노무현 전 대통령도 아니다”라며 “저는 요즘 노 전 대통령 연설문을 보는데 이분 정말 참 많이 고민했다는 걸 느끼는데 문 대통령을 보면 그게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이 원고를 수정하는 사진을 공개하며 “자기가 보지 않은 사실을 상상하는 건 진중권 씨의 자유지만 확신하고 남 앞에서 떠들면 뇌피셜이 된다”며 “저는 직접 (문 대통령을) 지켜봤기에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승창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은 자신의 SNS에 “문 대통령이 남이 써준 것 읽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대체 진중권 씨는 무엇을 보고 누구에게 들은 것일까”라고 썼다.

연설문을 고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윤영찬 페이스북 캡처)
연설문을 고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윤영찬 페이스북 캡처)

최우규 전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도 페이스북에 “누구에게 듣거나 어깨너머로 본 게 아니라 내가 해봐서 안다”라며 “말씀 자료 초안을 올렸다가 당신이 직접 연필로 가필하거나 교정한 문안을 받아 보고 어떤 때에는 자괴감에 빠지기도 하고 어떤 날은 안심하기도 한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청와대 참모 출신들의 글에 진 전 교수는 “윤 의원이 내 말을 앵무새처럼 남의 글을 그대로 읽는다는 뜻으로 이해한 모양”이라며 “문 대통령이 원고 교정도 안 한다는 뜻이 아니라 애초에 연설에 자기 철학이 없다는 얘기”라고 비꼬았다.

이어 “문 대통령 연설 중 ‘내 식구 철학’과 ‘양념’ 발언 빼면 기억에 남는 것이 없지 않나”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 연설문 보라. 그분들의 치열한 고민의 흔적, 평생에 걸쳐서 형성해온 철학을 읽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진 전 교수는 “(문 대통령은) 친구(고 노무현 전 대통령)는 참 잘 두셨는데, 참모는 좀 잘못 두신 듯”이라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11일 새벽 페이스북에 “진 전 교수의 관심 전략에 당해 문 대통령과 지지자들에게 누를 끼쳤다”며 “죄송합니다”고 썼다.

그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님과 문재인 대통령님을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는 영광을 누렸는데 오늘 진중권 씨의 관심 전략에 넘어간 듯 하다. 죄송하다”고 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