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들 “형식적인 운동 되지 않도록 해야”

[천지일보=이지수, 손선국 기자] 종교계는 정부 여당 국회 예산삭감, 4대강사업, 스쿠크법 등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정부와 갈등이 불거져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하지만 최근 종교 본연의 모습을 되찾고자 자성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자승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은 지난 1월 26일 담화문을 통해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종교로 거듭나겠다”고 표명하며 자성과 쇄신의 의지를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23일과 28일 ‘자성과 쇄신 결사 100일 정진 입재식’을 봉행한 데 이어 30일에는 제6교구 본사인 마곡사에서 민족문화수호결의대회가 열렸다.

정웅기 참여불교재가연대 사무총장은 “불교계뿐 아니라 종교계 전체적으로 이런 모습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현재 우리는 종단의 더 나은 쇄신과 발전을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개신교도 자성과 쇄신을 외치는 것은 마찬가지다. 부활절을 앞두고 매년 대규모 옥외집회로 열렸던 부활절 연합예배를 올해는 실내에서 드리기로 했다.

이를 두고 스쿠크법, 금권선거, 돌발적 발언 등의 논란으로 종교계뿐 아니라 사회 안팎의 곱지 않은 시선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한기총 금권선거와 관련해 교회개혁실천연대와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등 10개 개신교 단체가 ‘기독인 네트워크’를 구성해 본격적으로 한기총 해체운동에 나섰다.

이들은 종교 권력하에 행해지는 부정부패를 뿌리 뽑겠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평신도들도 목회자가 올바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백양순 제일성민교회 권사는 “오늘날 한국 교계와 목회자들이 겸손하게 ‘십자가의 도’로 돌아가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고 이론적 설교보다 몸소 보여주는 목회를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3일 열린 부활절연합예배 준비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정성진(NCCK 부활절 예배문 준비위원장) 목사는 “현재 개신교는 근본정신에서 벗어나 세속화됐으며 교권투쟁을 위한 권력집단으로 전락했다”며 “본질을 잃어버린 개신교는 절대적 쇄신이 필요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본받아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천주교계도 때마침 사순절을 맞아 쇄신하는 분위기다. 사순절 기간은 재를 이마에 바르며 죄를 회개하는 재의 수요일로 시작해 부활절 전 40일 동안이다. 박용식 천주교 원주교구 주임 신부는 “재를 이마에 바르는 이유는 죄를 뉘우치고 회개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시기에는 금육(禁肉)과 단식을 하는데 단순히 고기를 먹지 않거나 한 끼를 굶는 것뿐만 아니라 간식이나 담배, 쇼핑 등을 끊기도 한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사순 시기 담화를 통해 “우리의 나약함을 깨닫고 삶을 진지하게 성찰하는 은혜로운 때”라며 “회개의 표현인 단식과 자선과 기도를 통해 더 철저하게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살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러한 종교계 움직임에 대해 기독교사회책임 김규호 사무총장은 “형식적인 것보다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도록 대규모적인 활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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