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배우 조니 뎁(가운데)이 이모션 캡쳐 더빙해 화제를 모은 <랭고> (사진제공: CJ E&M)

더빙 방식 ‘이모션 캡쳐’ 도입해 싱크로율 100%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할리우드 배우 조니 뎁이 카멜레온 캐릭터와 100% 싱크로를 자랑하는 영화 <랭고>가 연일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광대한 모하비 사막에 홀로 떨어진 변신의 귀재 카멜레온 랭고는 살아남기 위해 물을 찾아 헤맨다. 랭고는 사막의 무법자 매에게 쫓기다가 도착한 황무지 빌리지에서 얼떨결에 매를 죽이게 되고, 마을의 영웅이 된다.

영화는 마을의 시급한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안관 직에 명해진 랭고의 기상천외한 모험을 그린다. 랭고는 그런 와중에 자신의 운명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고민하고, 자신만의 방법(랭고는 연기의 달인)으로 문제의 실마리를 풀어나간다.

영화 <랭고>는 컴퓨터그래픽(CG)으로는 가장 구현하기 힘들다는 ‘물’을 중심소재로 선택했다. 일반적으로 영화계에서 물은 땅으로부터 떨어져 있는 거리, 빛의 반사도에 따라 색깔과 질감이 달라지기 때문에 CG로 구현하기 가장 어려운 소재로 알려졌다. 하지만 고어 버빈스키 감독은 그 공식을 깨버리고 할리우드 최고의 CG특수효과 회사인 ILM과 합작으로 마침내 <랭고>를 만들어 냈다.

영화 속 배경은 위험이 도사리는 거대하고 황량한 사막이다. 거기에 ‘황무지 빌리지’라는 마을을 두어 옛 개척자들의 활동 무대인 서부 황야를 연상하게 한다.

또한 영화에서 놓칠 수 없는 것이 마리아치 음악을 연주하는 네 마리의 올빼미 군단이다. 이들은 랭고의 처절한 죽음을 암시하기도 하고, 상황을 설명해주는 해설자이긴 하지만 헛다리만 짚는다. 랭고는 죽지 않기 때문이다.

▲ 마리아치 음악을 연주하는 네 마리의 올빼미 군단은 헛다리 짚는 상황 해설가다. (사진제공: CJ E&M)

랭고는 한때 영웅으로 인정받았지만 자신의 보잘 것 없는 실체가 드러나면서 정체성에 대해 고민한다. 영화는 사막에서 랭고 스스로 그 답을 찾아내도록 했다. 고민과 해결 모두 사막이라는 황량한 곳에서 전개되도록 구성한 제작진의 의도가 담겨있다.

맥크리어리는 미술 감독은 “사막은 기묘함과 흥분, 위험을 지닌 매력적인 장소이자 자기 성찰의 장소”라고 밝히기도 했다.

<랭고>는 주인공 랭고의 단순히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그린 애니메이션이라고 보기에는 아깝다. 이유는 ‘이모션 캡쳐’라는 독특한 더빙 방식 때문이다. 애니메이션으로는 세계 최초로 시도된 이 방법은 실제 영화 촬영을 하듯 배우들을 분장시킨 뒤 스튜디오에서 함께 연기하는 모습을 찍고, 동시에 그 소리를 녹음하는 방식이다.

영화 <랭고>를 통해 ‘리얼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가 개척됐다. 실제로 서부 개척자들의 무대였던 사막을 배경으로 말이다. 이 연관성은 의도되지 않은 듯 의도된 것처럼 <랭고>의 특징이 돼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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