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천지일보 2020.6.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천지일보 2020.6.8

이슈 선점으로 지지율 반등 노려

보수 이념 탈피 등에 중진 반발

통합당 지지율, 상승곡선으로 전환

2022년 대선후보 양성에 ‘관심’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출범한지 약 일주일이 지난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가 중도와 보수층을 동시 공략하기 위해 경제와 안보 이슈를 선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의 파격적인 행보에 지지율은 상승곡선으로 전환했지만, 당내 중진을 배제하면서 중진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기본소득’과 ‘보수 이념 탈피’ 등을 내세우고 있는 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취임 이후 당내, 특히 3선 이상 중진들을 중심으로 비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선 경제분야에서는 지난 3일 “배고픈 사람이 빵은 먹을 수 있는 물질적 자유 극대화가 정치의 목표”라며 진보정당에서 주장하는 ‘기본소득제’ 도입 검토를 언급했다. 안보분야에서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대북 전단 살포를 비난하는 담화를 발표한 것에 대해 지난 8일 “북한에 순응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건 대한민국 국민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것”이라고 정부의 태도를 비판했다.

김 위원장의 이런 행보는 경제분야에서는 ‘좌클릭’을 통해 중도층의 마음을 사는 한편 보수진영의 상징과 다름없는 안보를 부각시키면서 보수층의 지지를 결집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를 두고 당 내부에서는 반발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한 기존에 있던 ‘보수’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 같은 발언에 당의 정체성이 혼란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 통합당 중진인 장제원 의원은 연일 자신의 페이스북 등을 통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9.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통합당 장제원 의원. ⓒ천지일보DB

김종인 비대위에 쓴소리를 이어가는 장 의원은 이날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개원 기념 특별강연을 진행한다. 그러나 김 위원장에게 공식적인 초청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내 중진들과의 교감에 나설 가능성도 낮아졌다.

이번 총선에서 통합당 공천에서 탈락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무소속 4인방’과의 만남을 고려하지 않으면서 김 위원장에게서 ‘통합’을 하겠다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 위원장 행보에 비토 정서가 큰 중진 인사들은 권성동·김태호·윤상현·홍준표 의원의 복당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지만 김 위원장은 당내 복잡한 상황을 이유로 이들과의 만남 조차 고려하고 있지 않고 있다.

비대위 구성에서도 청년위주 정당으로 당을 확대개편하기 위해 청년 3명, 여성 2명을 포함시키며 중진들을 배제했던 김 위원장은 당내 산하 위원회에서도 당내 중진들을 배제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강·정책 개편 TF(태스크포스)도 1970년대생과 1980년대생들 중심으로 꾸려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기본소득제는 기존 진보진영에서 제기되는 복지정책 이슈를 선점, 앞선 보수정당과의 차별화 전략의 일환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실제 김 위원장의 발언 이후 여야 대선주자들도 기본소득제를 놓고 찬반 토론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기본소득제에 대해 여권 내에선 기본소득제와 전 국민 보험 고용 보험제가 충돌하는 기류를 보이고 있고 야권 내부에서는 대체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외에도 김 위원장은 저출생 문제와 교육 불평등, 사교육비 문제 등의 국가적 의제에 대한 대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저출생 문제에 대한 토론을 하던 과정에서 김 위원장은 전일 교육제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중진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김 위원장의 파격적인 행보에 통합당의 지지율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를 선택한 통합당이 2년 정도 남은 대통령선거에 후보를 출마시킬 수 있을 정도로 당 재건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천지일보 2020.6.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천지일보 202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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