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멕시코시티= AP/뉴시스] 멕시코의 아나키스트 시위대가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8일(현지시간) 인종차별과 여성 살해범죄에 항의하며 격렬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중부 과나후아토 주에서는 마약 조직들끼리 공격을 주고 받으면서 무려 34명이 주말에 살해당했지만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마약과의 전쟁'대신 과거 신자유주의 정책의 결과라며 이를 방관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 멕시코시티= AP/뉴시스] 멕시코의 아나키스트 시위대가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8일(현지시간) 인종차별과 여성 살해범죄에 항의하며 격렬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중부 과나후아토 주에서는 마약 조직들끼리 공격을 주고 받으면서 무려 34명이 주말에 살해당했지만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마약과의 전쟁'대신 과거 신자유주의 정책의 결과라며 이를 방관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마약재활센터 공격 10명 사살..총 34명 사망

오브라도르 대통령, 조직간 전투에 개입안해

"폭력으론 폭력 이길 수 없다"..살인률만 높아져

지난 주 말 먀악조직단의 공격으로 멕시코 중부 과나후아토주에서 30명 가까이 피살되는 사건이 일어난 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를 "그 동안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이 실패한 전형적인 표본"이라고 단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주말인 6일 일단의 갱들이 과나후아토주의 이라푸아토에 있는 마약중독자 재활센터를 공격해 10명을 살해했다. 하지만 이는 주말에 주 여러 곳에서 살해된 34명의 피살 사건 가운데 일부에 불과했다.

과나후아토주는 최근 공업생산 단지의 중심지가 되어가고 있으며 , 여기에는 6군데의 외국 자동차 생산공장들이 몰려있다. 하지만 그 보다도 할리스코 카르텔과 지역 연고를 가진 산타로사 데 리마 갱단의 각축장으로 더 유명한 곳이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에 대해 " 신자유주의 시대를 맞아 과나후아토는 연간 성장률 5%를 기록하면서 각종 투자와 외국 자동차 공장을 유치해서 산업화의 길을 열었지만, 살인사건 발생률 1위의 고장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마약 조직들과의 직접적인 대결을 거부하고 장기간의 사회교육 프로그램, 예컨대 직업훈련이라든가 장학금 제공 등으로 청소년들이 마약 조직에 소집되어 단원이 되는 것을 막는 쪽을 선택했다. 하지만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지금처럼 민간 부문의 직업학교 등으로는 안되고 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교육훈련 사업이 필요하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그는 국가 발전이나 국민 복지를 단지 경제 성장률로만 계량할 수는 없다며 "신 경제"를 제안하고 있다. 오브라도르는 "이대로 국내총생산(GDP)나 계산해서 될일인가? 평화도 계산해야 한다. 국민의 복지, 안전과 평온함도 계산해야한다"면서 GDP에 의존하지 말라며 새로운 "복지 지수" ( Well-being Index)를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자 멕시코 경제인연합회는 재빨리 반박문을 내놓았다 " 국민의 복지는 건전한 경제와 일자리에 있는 것이지 새 '복지지수'나 만들어서 되는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이 코로나19 위기에도 경제부양책을 내놓지 않는데 대해서 계속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던 이 단체는 "경제가 무너지면 멕시코국민의 복지도 함께 무너진다"고 못박았다.

과나후아토의 끊임없는 집단 살인사건을 두고 벌어지는 이념적인 논쟁은 멕시코에선 새로운 것은 아니다. 보수당인 국민행동당이 주지사직을 차지하고 있는 이 곳은 전국의 주 가운데 가장 살인사건이 빈발하고 있다. 하지만 주정부 관리들은 근처에 있는 다른 주의 할리스코 파에서 파견된 킬러들이 살인을 저지르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멕시코 전체 인구의 5%에 불과한 인구를 가진 과나후아토주에서 전국 살인사건의 13%가 발생하고 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번 주말에 전국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의 20%가 이 곳에서 일어났다고 말했다.

폭력 대응방식도 주 정부와 연방정부가 다르다. 대통령의 연방 방위군이 파견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들은 대개 경비임무나 순찰만 맡고 있다. 하지만 과나후아토 주 경찰은 더 직접적으로 갱단들과 싸운다. 그 결과 6월 1일의 접전에서는 4명의 경찰관이 갱단의 총에 쓰러져 목숨을 잃었다.

대통령은 "폭력으로는 폭력을 이길 수 없다"며 범죄조직과의 전쟁에서 한 발 물러선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5일 부터 타마울리파스주와의 경계선을 따라 발생한 마약조직간의 전투에서 5대의 사제 탱크가 불에 타는 등 격전이 벌어졌다. 미국 국경과 가까운 이곳에서는 그런 유사 탱크를 '괴물'이라고 부른다.

이 장갑차가 파괴되어 불타는 과정에서 구경하던 주민 한명이 숨지고 그의 두 딸이 중상을 입었다. 식료품을 사러 가던 마을 여성주민 한 명이 주유소에서 총에 맞는 등 사상자가 속출했다.

이 지역 관리들은 연방군이 근처에 주둔해 있지만 폭력 조직들간에 치열한 총격전이 벌어지고 있을 때 아무리 전화를 해도 출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치우다드 빅토리아( 멕시코)=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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