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승우 기자] 서울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는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 부속 서울병원 선별진료소에서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0.5.1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선별진료소. ⓒ천지일보DB

수도권 이동량 단0.2% 하락

방역수칙무시결과 ‘집단감염’

1m만 거리둬도 위험 82%↓

방역당국 “대규모유행 우려”

[천지일보=김빛이나·이수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연일 산발적 확산 추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 감염확산의 원인으로 ‘크게 줄지 않는 주민 이동량’과 곳곳에서 나타나는 ‘방역수칙 무시 사례’들이 꼽히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런 확산세가 계속된다면 ‘대규모 유행’도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국민에게 방역수칙 준수를 거듭 강조했다.

9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정부가 수도권 감염확산을 막기 위해 강화된 방역조치들을 시행하고 있으나, 정작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하는 주민의 이동량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민들이 이전과 비슷한 일상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9일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증가하는 확산세를 차단하고 산발적인 연쇄감염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오는 14일까지 약 2주간 수도권의 방역관리를 강화하는 조치를 시행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가 수도권 주민 이동량의 변동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휴대전화 이동량 ▲카드매출 자료 ▲대중교통 이용량 등을 분석한 결과, 휴대전화 이동량은 전주 대비 단 0.2%만 하락했고, 카드매출금액은 1.7% 감소, 서울지역의 버스·지하철 이용객은 전 주말 대비 1.3% 하락에 그쳤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8일 오후 서울 중랑구 원묵고등학교 정문에 코로나19로 인한 일시 폐쇄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천지일보 2020.6.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8일 오후 서울 중랑구 원묵고등학교 정문에 코로나19로 인한 일시 폐쇄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천지일보 2020.6.8

방역조치 강화 후 처음 맞이한 주말인 지난달 30일과 31일의 이동량은 그전 주말인 23일과 24일의 약 99% 수준으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이와 관련해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수도권지역을 대상으로 유흥시설, 학원, PC방 등의 운영을 제한하는 행정조치를 시행하고 공공시설의 운영을 중단했다”면서 “(하지만) 수도권 주민들에게 불요불급한 약속과 모임을 취소해달라고 요청드렸음에도 그 효과는 미미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 방역총괄반장은 방역수칙이 무시되고 있는 부분은 지적했다. 그는 “지금까지 수도권의 산발적 집단감염이 일어난 곳은 클럽, 물류센터, 종교 소모임, 방문판매회사, 탁구장 등 방역수칙이 지켜지지 못한 곳이었다”고 밝혔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도 전날 브리핑을 통해 “최근에 발생한 주요 집단발생은 지하 또는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등 밀폐된 환경에서 주로 발생했고, (사람들이) 찬송·식사·체육활동 등 침방울이 많이 전파될 수 있는 활동을 했다”며 “마스크 착용과 손 위생 등 생활방역수칙이 잘 지켜지지 않았다는 공통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감염확산의 원인로 방역수칙 무시 사례가 꼽히는 이유는 방대본이 발표한 영국의 연구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방대본이 발표한 영국 의학 학술지 ‘랜싯’에 나온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 간 거리를 1m 유지할 경우 감염 위험은 82%까지 감소했다.

[천지일보=신창원 기자] 인천 지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3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부개동 새울공원에 마련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인천시는 부개3동 행정복지센터 소속 공무원이 지난 2일 확진판정을 받자 지난달 18~28일 방문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검진을 진행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6.3
[천지일보=신창원 기자] 인천 지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3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부개동 새울공원에 마련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천지일보 2020.6.3

정 본부장은 이를 설명하면서 “(논문에선) 사람 간의 물리적 거리를 1m씩 추가할 때마다 감염위험이 더 낮아지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며 “사람 간의 거리두기를 2m, 적어도 1m 벌릴 경우에는 감염 차단의 효과가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마스크에 대해서도 “(논문은) 감염 가능성이 매우 높은 의료환경에서 마스크 착용 시에 감염위험을 85%까지 줄일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며 “감염위험이 더 낮은 지역사회에서도 마스크 착용으로 많은 감염위험을 줄일 수 있을 거라고 판단한다”고 부연했다.

방역당국은 방역수칙 준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계속해서 확진자가 나온다면 ‘대유행’도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정 본부장은 “인구밀집도가 높고 유동인구가 많은 수도권에서 최근 종교 소모임, 운동 동호회, 방문판매 등 다양한 장소에서 코로나19 감염이 전파되고 있다”며 “이런 확산세가 계속된다면 대규모 유행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수도권 주민은 동호회, 종교 소모임 등 환기가 안 되는 밀폐된 공간에서의 모임과 유흥시설, 주점 등의 방문을 자제해달라”며 “손 씻기,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등을 실천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 (출처: 뉴시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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