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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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베스트셀러 분석

오프라인 매출 비중 앞질러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로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기간이 늘면서 문화생활을 접하는 방식이 달라졌다. 그 중 하나는 독서문화다. 슬기로운 집콕생활을 위해 책을 보며 쉼을 찾는 이들이 늘었고, 기존에 접하지 않았던 분야까지 두루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도 했다.

◆모바일·온라인 구매 56.3%

8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상반기 트렌드는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언택트(Untact, 비대면)’였다. 신규 독자들은 오프라인 서점보다는 온라인을 통해 집안에서 손쉽게 주문했다. 모바일과 온라인을 통한 구매가 56.3%로 오프라인 영업점 매출 비중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재택근무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서 독서를 하며 자기만의 시간을 보낸 독자들과 자녀들의 학습활동을 일임한 부모들이 주로 배송 서비스를 이용한 것이 한 몫 했다.

그간 전자책 판매량도 꾸준히 증가해왔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9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간(2018년 10월 1일~2019년 9월 30일) 전자책 독서율은 성인 16.5%, 학생은 37.2%로 2017년보다 각각 2.4%포인트, 7.4%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20~30대 중심으로 증가폭이 컸다. 한 대형 온라인 서점에 따르면, 5월 전자책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41%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가 전자책 판매량을 증가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공공도서관 책 대출에도 ‘드라이브·워킹 스루’ 등이 생겨났다.

판매 채널별 점유율 (제공: 교보문고) ⓒ천지일보 2020.6.8
판매 채널별 점유율 (제공: 교보문고) ⓒ천지일보 2020.6.8

◆상반기엔 ‘아동만화’ 인기

가장 눈에 띈 것은 가정 보육 기간이 늘어나면서 어린이 독자들을 위한 유아, 아동, 초등학습 분야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초등학습 분야가 전년 대비 36.2% 증가했고, 자녀교육에 대한 관심이 커져 가정생활 분야도 16.2% 늘었다. 또 아동 분야가 22.5% 증가했다. 유아 분야도 소폭 신장하는 등 자녀들을 위한 도서 구매가 눈에 띄었다.

올해 상반기 종합 베스트셀러 1위는 ‘흔한남매’ 시리즈다. 이는 교보문고 집계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 시리즈처럼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학습만화도 큰 인기를 끌었다.

재테크 서적은 약진했다. 경제경영 분야 전체는 재테크서의 수혜로 24.4%의 놀라운 신장세를 보였다. 코로나19로 실물경기가 급격히 악화된 2~3월에 코스피 지수가 크게 떨어진 후 3~4월에 다시 회복된 것을 정확히 반영하듯 주식·증권 관련 서적의 판매량도 이 시기에 급증했다.

해외여행 가이드북은 9위와 10위 단 두 종에 불과했다. 반면 1~8위 모두 국내여행 가이드북이나 여행에세이가 차지했다. 여행에세이의 기세는 멀리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독자들이 책으로나마 여행의 즐거움을 느끼고 싶어하는 욕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고전 열풍도 더해 

개학 연기, 학원 휴원, 재택근무 등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TV 콘텐츠의 영향력이 높았던 시기에 책이 소개돼 독자의 반응이 더욱 뜨거웠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놓쳤던 베스트셀러와 고전을 찾아 읽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만들어줬다. 이에 ‘페스트’ ‘지리의 힘’ 등 구간이지만 현재 시기와 맞아 떨어지는 추천을 통해 독자의 관심을 불러 모았다. 도서의 줄거리를 짧게 정리해주면서 유튜브 콘텐츠에 익숙한 젊은 독자층에게도 딱 맞아 떨어졌다. 고전 인기는 종이책 뿐 아니라 전자책 분야에도 영향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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