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뉴시스] 4월 말 지중해에서 자선기관 등에 의해 구조되어 전세 크루즈선에 옮겨진 이주시도자들이  유럽연합 국가들의 잇딴 거부로 몰타 앞바다에 한 달 넘게 머물고 있다, 사진은 2일 이주자들의 모습
[AP/뉴시스] 4월 말 지중해에서 자선기관 등에 의해 구조되어 전세 크루즈선에 옮겨진 이주시도자들이 유럽연합 국가들의 잇딴 거부로 몰타 앞바다에 한 달 넘게 머물고 있다, 사진은 2일 이주자들의 모습

유럽의 지중해 섬나라 몰타 정부는 40일 가까이 상륙을 거부하던 425명 이주시도자들을 7일 항구에 내리도록 허락했다고 로이터 통신과 가디언 지가 보도했다.

인구 50만의 몰타가 이처럼 이주자 전세선박에 대해 태도를 바꾼 것은 이주자 일부가 상륙하지 못하면 승무원들을 납치하겠다고 위협한 데 따른 것이다.

로버트 아벨라 총리는 선박 승무원이 직접 전화로 도움을 요청해 상륙을 허락할 수밖에 없었다고 텔레비전에서 말했다. 30분 안에 몰타 정부가 행동하지 않으면 이주자들이 폭동을 일으킬 태세라는 것이다.

무력으로 배에 올라 이주자들을 제압하는 안도 거론되었으나 승무원 안전 때문에 취소되었다.  
 
유럽 무작정 상륙에 나선 이주자 400여 명이 지중해상에서 여러 기관 및 단체에 의해 구조되었으나 4월 하순부터 갈 곳이 없어 몰타 20㎞ 앞바다에 반표류선 신세로 정박해 있었다.

몰타 정부는 "연대라는 말뿐 유럽연합 어느 한 나라도 이들을 받아주지 않았다"고 성명에서 비판했다. 그러나 몰타도 코로나바이러스 긴급사태 때문에 항구를 폐쇄했으며 이주자 수용시설도 더 이상 여유가 없다며 한 달 넘게 뻔히 눈앞에 보이는 이주자 선박을 모른 체 했다.

그러다 결국 이주자들의 위협에 태도를 바꾼 것인데 총리의 텔레비전 인터뷰에 앞서 정부 당국이 먼저 같은 취지의 대국민 발표를 했다. "이주자 재정착 할당과 관련해 유럽연합 회원국 간에는 연대의식이 결여되어 있으며 이로 해서 이주자와 승무원의 생명이 위험에 처해지는 것을 그냥 모른 체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과 북아프리카 사이의 지중해 군도인 몰타는 유럽연합 회원국이며 위치상 이탈리아로부터 상륙을 거부당한 이주자 구조선들이 몰타로 오는 경우가 많았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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