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in] 구속 기로에 선 이재용… 삼성 총수 부재 악몽 재현되나
[경제in] 구속 기로에 선 이재용… 삼성 총수 부재 악몽 재현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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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천지일보 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천지일보 DB

8일 이재용 부회장 영장심사

전날 이례적으로 호소문 발표

구속영장 발부시 ‘경영 공백’

삼성 “일찍이 경험 못한 위기”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을 받는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늘(8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는다. 영장이 발부될 경우 삼성은 또 다시 총수 경영 공백 사태를 맞게 된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법원종합청사 서관 321호 법정에서 영장실질심사을 받는다. 최지성(69) 옛 삼성 미래전략실(미전실) 실장(부회장), 김종중(64) 옛 미전실 전략팀장(사장)도 함께 구속심사를 받는다.

2017년 2월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돼 1년간 수감생활을 하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던 이 부회장이 2년 4개월 만에 다시 구속 위기에 처하면서 삼성은 침통한 분위기에 빠져있다. 삼성은 전날 영장실질심사를 하루 앞두고 ‘언론인 여러분에게 간곡히 호소합니다’는 제목의 절박함을 담은 호소문을 이례적으로 발표했다.

삼성은 호소문을 통해 “삼성이 위기다. 위기를 극복하려면 무엇보다 경영이 정상화돼야 한다”며 “삼성의 경영이 정상화돼 한국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매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달라”고 밝혔다.

특히 호소문 발표 전날인 6일 삼성은 한 방송사가 <檢(검찰), “이재용에 직접 승계 작업보고” 증거 확보…‘인사 불이익’ 증거인멸 우려>라는 제목의 보도를 한 것에 대해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보도를 자제해줄 것을 강조했다.

삼성은 “최근 일부 언론을 통해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거나 출처 자체가 의심스러운 추측성 보도가 계속되고 있고, 그 중에는 유죄 심증을 전제로 한 기사들까지 있다”며 “이러한 기사들로 인해 삼성과 임직원들이 감당해야 하는 피해가 적지 않다”고 호소했다.

무엇보다 삼성은 이 부회장의 구속이 한국 경제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우리 경제는 한치 앞을 전망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삼성으로서도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위기 상황에서 장기간에 걸친 검찰수사로 인해 (삼성의) 정상적인 경영은 위축돼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 이후 달라질 글로벌 경영환경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해진 상황에서 총수 부재로 인한 불확실성과 혼란은 커다란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삼성 측의 입장이다. 게다가 미중 무역 분쟁 확대에 따라 세계 반도체 시장은 한 치 앞도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경영활동이 사법리스크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영장실질심사를 하루 앞둔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 앞에 포토라인이 설치돼있다. (출처: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영장실질심사를 하루 앞둔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 앞에 포토라인이 설치돼있다. (출처: 연합뉴스)

실제로 삼성은 이 부회장의 경영 공백으로 글로벌 투자 중단 등 경영 차질, 그룹 인사 지연 등 후유증을 경험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이 구속된 2017년 2월 이후 현재까지 굵직한 인수·합병(M&A)이 이뤄지지 않았다. 2017년 7월 이노틱스, 11월 플런티 등 스타트업을 인수하긴 했지만 대형 M&A는 2016년 11월 전장기업 하만 인수가 마지막이었다.

외신들도 이 부회장의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삼성에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는 최근 “이재용 부회장이 현재 재판에서 몇 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며 “그 결과는 한국의 기업들과 정부 사이의 민감한 관계에 있어 중요한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AP는 “삼성이 불안정한 반도체 시황과 미·중 무역 분쟁 등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는 회사의 의사결정 과정에 피해를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프랑스 AFP는 최근 “(이재용 부회장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진다면 삼성은 가장 중요한 결정권자를 잃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대체로 재계와 외신의 반응이 이 부회장의 경영 공백을 삼성의 불확실성과 관련이 있다고 보는 가운데, 재판부가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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