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쏙쏙] ‘177석 절대반지’ 낀 슈퍼여당 “법대로”… 뾰족한 수 없는 통합당
[정치쏙쏙] ‘177석 절대반지’ 낀 슈퍼여당 “법대로”… 뾰족한 수 없는 통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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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박준성 기자]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첫 본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한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빠져 나가고 있다. ⓒ천지일보 2020.6.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첫 본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한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빠져 나가고 있다. ⓒ천지일보 2020.6.5

본회의 열고 국회의장단 선출

단독 상임위 구성도 강행할 듯

추경·공수처 등 여야 대립 전망

주호영 “모든 수단 강구하겠다”

여론 지지 외 선택지 없어 보여

[천지일보=명승일, 이대경 기자] 슈퍼여당은 5일 177석이란 ‘절대반지’의 위력을 확인했다. 반면 절대반지 앞에서 무력할 수밖에 없었던 미래통합당은 저항의 의미로 퇴장을 택하는 것 외에는 이렇다 할 카드는 없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국회 본회의를 열고 국회의장단 선출을 진행했다. 21대 국회의 첫 본회의가 이날 열리면서 민주당이 주장한 ‘일하는 국회’의 첫걸음으로 법정 시한 내 국회 개원은 했다. 지난 2004년 6월 5일 17대 국회가 정시 개원한 지 16년 만이다.

다만, 통합당은 사실상 국회가 공식적으로 개원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임기 시작부터 ‘반쪽 국회’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의사진행 발언에서 “저희는 여야가 개원하는 첫날에 합의로 아주 국민들 보기 좋게 의장단 선출하고 원구성 하길 바랐는데,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첫 발언을 하게 돼 매우 착잡하고 참담한 상황”이라며 국회의장단 표결에 불참하고 퇴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19대 국회를 언급하며 이날 본회의가 적법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19대 국회 때 민주당이 88석이었지만, 당시 의사일정이 합의되지 않아 본회의를 개최하지 못했다”며 “(오늘) 본회의를 열었지만 여야 간 임시국회 의사일정 합의가 없어 본회의를 열 수 없고 적법하지 않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본회의에 참석한건 이 점을 지적하려고 한 것이지 본회의에 찬성하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의 발언이 끝난 뒤이자 입장한 지 12분 만에 통합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김상희(4선, 경기 부천병)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1대 국회 첫 본회의에서 재석 188명 중 185표를 얻어 헌정 사상 최초로 여성 부의장에 올랐다. ⓒ천지일보 2020.6.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김상희(4선, 경기 부천병)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1대 국회 첫 본회의에서 재석 188명 중 185표를 얻어 헌정 사상 최초로 여성 부의장에 올랐다. ⓒ천지일보 2020.6.5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국회의장에 민주당 박병석 의원을, 여당 몫 국회부의장에 김상희 의원을 선출했다. 통합당 몫 부의장은 정진석 의원이 내정됐지만, 통합당의 표결 불참으로 선출이 미뤄졌다.

국회 개원이 파행을 빚으면서 국회 개원식은 이날 열리지 않고 다음 주 이후로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개원식이 열릴 경우 예상됐던 문재인 대통령의 개원 연설도 순연됐다.

슈퍼여당의 힘을 확인한 민주당은 단독 개원에 이어 단독 상임위 구성도 밀어붙일 분위기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본회의가 열리기 전까지 협의를 거듭했으나,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와 자의적 법 해석으로 의장단 선출을 함께하지 못해 아쉽다”면서 “야당이 과거의 관행으로 법을 준수하지 않는다면 원칙대로 행동하겠다”고 경고했다. 단독 상임위 구성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셈이다.

더욱이 원구성 합의가 불발될 경우, 18개 상임위원장을 표결로 선출할 가능성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국회법을 지키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반면 통합당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민주당의 행태를 비판했다.

그는 “지난 30여년간 여야가 바뀌더라도 법사위원장을 제1야당에 배정하고 의석수에 따라 상임위원장 자리를 나눴던 것은 국회가 협치를 통해 행정부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의석 수에 반영되지 않은 국민의 뜻을 더욱 충실히 반영하자는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마저 민주당 1당 독재 아래 행정부 견제력을 잃는다면 김여정 지시법조차 막지 못하는 지경이 될지 모른다”면서 “통합당은 원내 협상을 계속하며 의회민주주의와 협치를 살리고 행정부의 무리한 입법을 막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여당은 국회법대로 했다. 그런데 우리나라 대의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건 상대방을 어느 정도 양보하고 설득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여당이) 그런 과정이 있었다고 하지만, 법사위원장은 관례를 무시하니깐 문제가 발생한다. 가장 중요한 대의민주주의 원칙에 충실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박병석 신임 국회의장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회동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6.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박병석 신임 국회의장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회동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6.5

이처럼 21대 국회 시작부터 삐걱대면서 향후 여야 간 상생·협치는 더욱 멀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원구성 협상뿐 아니라 3차 추경안, 공수처 후속법안 처리 등을 놓고 여야는 날카로운 신경전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당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의회 민주주의를 다시 살리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통합당이 슈퍼여당의 독주를 막아설 뾰족한 방안은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통합당이 ‘최악 국회’라는 오명을 쓴 지난 20대 국회처럼 피켓 시위나 장외투쟁 등 집단행동에 돌입할 수도 없다. 다만, 협치를 깨고 밀어붙이는 주체가 여당임을 부각시켜 여론의 지지에 기대는 중간지점을 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병석 신임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회동하고, 원구성 법정 시한 전날인 7일 원구성 담판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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