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AP/뉴시스]5월3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일부 시위대가 상점에 무단 침입해 물건을 훔치고 있다. 미국에서는 백인 경찰에게 목이 짓눌려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규탄하는 시위가 격렬해지고 있다. 2020.06.05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5월3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일부 시위대가 상점에 무단 침입해 물건을 훔치고 있다. 미국에서는 백인 경찰에게 목이 짓눌려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규탄하는 시위가 격렬해지고 있다. 2020.06.05

WSJ "플로이드 시위, LA폭동보다 조직적이고, 평화적으로 전개"

"흑인 거주 지역뿐 아니라 시내 부유촌에서 열리는 것도 차이점"

경찰 인원 축소 등 구체적인 요구 내걸어

미국 전역에서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관의 강경 진압으로 사망한 것에 항의하는 시위가 전개되고 있다. 지난 1992년 흑인 로드니 킹을 강경 진압한 백인 경찰관이 무죄 판결을 받은 것에 항의해 대규모 흑인 폭동이 일어났던 로스앤젤레스(LA)에서도 마찬가지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플로이드 시위는 LA폭동 보다 조직적이고, 보다 평화적이고, 흑인 거주 지역뿐만 아니라 도심을 포함한 시내 부유한 지역에서도 전개되는 등 상당한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992년 LA폭동은 흑인 주요 거주지역인 LA 사우스센트럴(현 지역명 사우스 LA) 일대에서 폭발한 분노가 도시 전역으로 확산되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과 주(州)방위군 10명을 포함한 60여명이 사망했고 수천채의 가옥이 파괴됐다. LA경찰은 사우스센트럴 지역을 포기하고 불에 타도록 방치했다.

반면 플로이드 시위는 도시 전역에서 조직적으로 벌어졌다. 비록 수많은 상점들이 약탈당했지만 폭력은 제한적이었고 사망자가 단 한명도 발생하지 않는 등 대체적으로 평화롭게 진행되고 있다. 사우스센트럴 지역은 대체적으로 피해를 면했다.

아울러 플로이드 시위대는 경찰 인원 축소 등 구체적인 요구를 내놓고 있다. 에릭 가세티 LA시장은 지난 3일 경찰 예산을 포함한 시예산 2억5000만달러를 삭감해 일자리와 교육, 보건 등 소수민족 커뮤니티 등을 지원하겠다고 화답했다. 부적절한 공권력을 행사한 경찰관을 징계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도 바꾸겠다고 했다.

가세티 시장은 평화적인 시위대와 그들의 목표에 지지를 천명한 뒤 1992년 선례 때문에 사우스센트럴에 주방위군이 배치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시청 밖에서 시위자들과 함께 한쪽 무릎을 꿇는 등 시위대를 지지하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LA경찰 개혁 작업에 관여해온 인권변호사 코니 라이스는 여러 경찰수장들이 자신을 군인으로, 소수민족 커뮤니티를 교전지역으로 바라보는 내부 문화 개혁을 꾸준히 시도하면서 LA경찰과 주민간 관계는 비록 완벽하지 않지만 상당부분 개선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LA경찰이 용의자에게 총기를 사용하는 횟수는 1990년 115건에서 지난해 26건으로 30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경찰에 의해 숨진 이들도 2015년 21명에서 지난해 12명으로 4년 연속 감소세다.

라이스는 "역학 관계를 보면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 다만 '부적절한 경찰력 행사(toxic policing)'라는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했다.

현 LA경찰 수장은 지난 1일 일부 사람들이 플로이드의 죽음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플로이드의 죽음은 (살인죄로 기소된) 경찰관들만큼 그의 책임도 있다"고 말했다가 사퇴 압박을 받고 있기도 하다.

라이스는 이와 같은 현실은 코로나19 또는 경기 침체의 영향에 더 취약한 소수민족의 경제적 현실(기회 부족)과 맞물려 시위가 폭동으로 번질 가능성을 여전히 남겨둔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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