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병든 아기를 안고 대도시의 도심을 1㎞나 무릎을 꿇은 채 긴 한 여성 때문에 중국의 언론매체와 인터넷이 떠들썩하다.

논란의 진원지는 중국 후베이(湖北)성 출신의 농민공인 셰싼슈(謝三秀)라는 여성과 온라인 포럼 사이트인 톈야(天涯.Tinaya.cn)에서 웹사이트 매니저로 일하는 스진취안(石金泉)이라는 남성이었다.

28일 광저우일보(廣州日報), 남방도시보(南方都市報) 등 광둥(廣東)성 지역 언론에 따르면 셰씨는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스진취안의 말만 믿고 지난 22일 오후 광저우 시내 도심을 생후 7개월 된 아이를 안은채 무릎을 꿇고 기다시피 1㎞나 걸었다.

스진취안이 `광저우의 부잣집 아들'이라는 필명으로 인터넷에 글을 올려 `광저우시내 도심을 무릎을 꿇고 1㎞ 걸으면 아기의 눈에 퍼진 암을 치료하도록 2만위안(약340만원)을 주겠다'고 제안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셰씨가 1㎞를 무릎을 꿇고 이동하는 `임무'를 완수했든데도 현장에는 `광저우의 부잣집 아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셰씨의 아기는 이미 왼쪽 눈이 멀어 있는 상태이며, 제때 치료를 하지 않으면 오른쪽 눈마저 멀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셰씨 가족은 한 달 수입이 2천위안(34만원)에 불과해 아이 치료비를 감당할 능력이 없었다.

셰씨의 안타까운 사연은 중국 언론과 인터넷을 통해 급속하게 퍼져 나갔다. 중국 누리꾼들이 모금을 시작했으며 성금이 무려 성금 28만여위안(약 4천750만원)이 모여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스진취안이 `광저우의 부잣집 아들'과 동일인이며,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어 기부금을 모금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벤트성 행사를 셰씨에게 제의했다는 사실이 중국 누리꾼들에 의해 밝혀지게 됐다.

이에 중국의 수많은 누리꾼들은 "순수한 기부의 의미를 훼손했다"며 스진취안과 함께 셰씨를 성토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자 셰씨는 "암에 걸린 어린 아기를 살리겠다는 마음으로 스진취안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라면서 물의를 일으킨데 사과한다는 뜻을 밝혔다.

셰씨는 또 28만위안이 넘는 기부금을 반납하겠다는 뜻도 밝혔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