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제비 대상 실험, 효능 있어
백신개발 4가지 방법으로 진행
승인된 임상시험계획 총 12건
“백신 안전성 검증, 오래 걸려”
“백신·치료제 동시 개발, 효과적”
완치자 중 12명, 혈장 공여 동의
최소 100명 이상 완치자 혈장 필요
“현재 마련된 혈장, 턱없이 부족”
政, 치료제 개발에 1000억 투입
“백신 확보 목표로 유망기업 지원”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족제비를 대상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 후보물질 시험이 치료 효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정부가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때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사례도 있어 코로나19 역시 개발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 속에 치료제 개발을 성공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코로나19 치료제·백신개발 범정부 지원단, 백신 개발 최종로드맵 논의
코로나19 치료제·백신개발 범정부 지원단은 3일 제3차 회의를 열고 치료제와 백신 개발 최종 로드맵에 대해 논의한다.
현재 코로나19 관련 치료제와 백신 개발은 크게 네 가지 방식으로 실행 중이다.
진행 중인 4가지 백신 개발법으로 ▲코로나19 완치자 혈장 통한 치료 ▲항체를 만들어 내는 후보물질을 통해 체내에 항체가 형성되는 항체치료법 ▲다른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돼있던 약물을 활용하는 ‘재창출’ 방식 ▲코로나19 전용 신약 개발 등이 있다.
지난달 25일 기준 국내에서 코로나19 관련 임상시험계획이 승인된 건 총 12건인 것으로 파악됐다.
모두 치료제와 연관된 임상시험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기존 약물을 활용한 ‘재창출’ 방식이다. 나머지는 세포나 동물 단위 시험만 진행이 완료된 상태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관계자는 “기존의 약을 변경하는 건 안전성이 이미 검증된 상태”라며 “백신은 아예 처음부터 개발해야 하다 보니 안전성이 검증돼야 해서 시간이 더 걸린다”고 밝혔다.
치료제는 감염된 환자를 완치시켜주며 백신은 병의 감염 자체를 예방해주는 역할을 한다.
코로나19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백신과 효과적인 치료제가 동시에 개발돼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내는 연구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신약 개발 현황에 대한 질문에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진도가 빠르지 않아서 중장기적으로 가야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관건은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가다. 사스와 메르스는 발병한 지가 약 10년이나 지났음에도 아직 공식적인 치료제나 백신이 나오지 않았다.
신형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센터장은 “사스는 2002~2004년 단기간에 끝났다. 메르스는 사스와는 종류가 조금 다른데 사스처럼 끝나겠지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며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을 하려는데 연구비가 잘 안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혈장치료제에 필요한 ‘완치자 혈액’ 구하기에 난항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정작 혈장치료제에 필요한 완치자의 혈액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약업계와 질병관리본부(질본)에 따르면 국내에 1만여명이 넘는 코로나19 완치자 중 12명만 이 혈장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혈장을 공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중 혈장 채혈이 완료된 건 불과 5명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혈장 공여는 코로나19에서 완치해 격리 해제된 지 14일 이상 지난 성인만 해당 대상에 포함된다.
우선 나이와 체중 등 기본적인 요건이 가능한지 파악 후 코로나19 검사와 감염성 질환 여부, 혈액 속에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는 중화항체가 얼마나 있는지 등을 조사한다.
혈장치료제 개발에는 최소 100명 이상의 코로나19 완치자 혈장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점을 볼 때 현재 마련된 혈장은 치료제를 만드는 데 턱없이 부족하다.
혈장치료제는 완치자의 혈액 속 혈장에 포함된 항체 등 면역 단백질을 추출·분획해 농축시킨 ‘고면역글로불린’ 제제에 해당한다.
혈장치료제는 오랜 기간 인체에 사용돼 온 면역글로불린 제제라서 다른 신약보다 개발 속도가 빠른 편에 속하지만, 혈장이 없으면 개발을 시작할 수 없게 된다.
이는 완치자의 혈장을 중증 환자에게 직접 투여하는 ‘혈장치료’와는 다른 개념이다.
혈장 속 항체를 농축하는 과정을 거쳐 개발·생산하기 때문에 완치자의 혈장, 즉 혈액을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정부, 치료제 개발에 집중 투자
한편 정부는 치료제 개발에 1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 겸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인근에서 열린 제3차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범정부 지원단 회의에서 “이날 논의한 코로나19 완전 극복을 위한 치료제, 백신 등 개발 지원 대책은 우리의 안전한 일상을 온전히 되돌려주기 위한 비전과 전략을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금년 내 국산 치료제 확보와 내년까지 백신 확보를 목표로 유망기업 전폭적 지원을 실시 중”이라며 “국내 기업과 대학, 연구소, 병원과 정부의 역량을 총 결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이번에 범정부 지원단에서 공동 단장을 맡았다.
그는 “이를 통해 치료제, 백신을 최대한 신속하게 개발해 국가 책임하에 끝까지 개발해 코로나19를 우리나라 바이오헬스 산업 도약의 계기로 삼겠다”며 “방역대응 강화에 필요한 필수 방역 물품 비축 확대, 국산 의료기기 경쟁력 강화, 해외 치료제 백신 수급, 중장기 감염병 연구기관 강화 등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 사회적 거리두기 전환이 답?… “방역수준보다 지침 보완해야”
- 방대본 “코로나19 바이러스, 큰 변이없어 백신 개발 문제 위험 적다”
- “코로나19 치료제, 빠르면 올해 말에 출시… 백신은 2021년 하반기 생산”
- 방역당국 “렘데시비르 국내 도입 추진 중… 중증 이상 환자 사용 대상”
- ‘렘데시비르’ 국내 첫 코로나 치료제 되나
- 인천 교회 집단감염, ‘병 고친다는’ 신유집회서 시작됐나
- 질본, 독립 ‘청’으로 승격… 복지부 복수차관제 도입
- 하루새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 11만여명… 사망자는 4600명(종합)
- 안양·군포 목회자 모임 확진자 20명으로… 새언약교회 관련 1명 확진
- 혈장치료 시험 결과… “코로나19 완치자 혈장, 치료에 효과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