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선 서울 도심의 모습. (출처: 연합뉴스)
대기업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선 서울 도심의 모습. (출처: 연합뉴스)

내부거래 2년새 32% 줄어

SK·LG·한화 30~60%서 ‘0’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2년여간 대기업집단 계열사간 내부거래 비중은 소폭 늘어났지만, 공정거래위원회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 대기업들의 내부거래 규모는 32.0%나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내부거래 비중도 1.7%포인트 하락했다. 정부가 총수일가의 일감몰아주기로 사익을 취하려는 행위 근절을 위해 규제를 강화한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3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64개 대기업집단 중 총수가 있는 55개 그룹 계열사 2113곳의 일감몰아주기 현황을 조사한 결과, 내부거래 총액은 174조 1238억원으로 2년 전인 2017년 170조 5742억원에 비해 2.1%(3조 5496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정위 내부거래 규제대상에 포함된 오너일가 지분 30%(상장사) 또는 20%(비상장사) 이상 기업의 계열사 간 내부거래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지난해 말 기준 내부거래 규제 대상 기업은 전체 2113개 사 중 208곳(9.8%)이며, 이들의 내부거래 금액은 전체 매출 74조 630억원의 11.9%인 8조 8083억원이다. 규제대상 기업 수는 2017년 말 228곳에서 20곳, 내부거래 금액은 12조 9542억원에서 32.0%(4조 1459억원) 각각 감소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내부거래 비중도 13.6%에서 1.7%포인트 하락했다. 규제 대상 계열사들의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큰 그룹은 동원으로 매출의 91.9%에 달했다. 삼양(67.6%)과 하이트진로(39.4%), 애경(39.0%), 한진(38.8%), 한국테크놀로지그룹(38.3%)도 매출의 30% 이상을 계열사에 의존했다.

반대로 SK와 LG, LS, 롯데, 한화, 한국투자금융, 네이버, 카카오, 태영, 넷마블, 한라, 동국제강, 금호석유화학, IMM인베스트먼트는 규제대상 계열의 내부거래 매출이 전무했다.

특히 한화와 LG, SK의 경우 규제대상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이 2017년 각각 60.9%, 52.9%, 33.0%였지만 지난해 내부거래 매출이 전무했다. 이어 넥슨(-35.5%p), 호반건설(-26.4%p), 현대백화점(-13.7%p), 중흥건설(-13.5%p), 아모레퍼시픽(-12.9%p), 한국테크놀로지그룹(-12.6%p) 등도 2년 전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내부거래 비중을 떨어뜨렸다.

다만 SM, 세아, HDC, 한진 등 16곳은 2년 전에 비해 규제 대상 계열사들의 내부거래 비중이 오히려 상승했다. SM이 25.8%포인트 상승했고 세아 22.2%p, HDC 20.7%p, 한진 19.4%p, 하이트진로 15.6%p 등도 두 자릿수 이상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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