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신창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한 쿠팡 부천 물류센터가 26일 오후 폐쇄돼있다. 쿠팡은 물류센터 근무자 중에서 확진자가 확산되자 발생하자 센터를 자체 폐쇄했다. ⓒ천지일보 2020.5.26
[천지일보=신창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한 쿠팡 부천 물류센터가 26일 오후 폐쇄돼있다. 쿠팡은 물류센터 근무자 중에서 확진자가 확산되자 발생하자 센터를 자체 폐쇄했다. ⓒ천지일보 2020.5.26

최근 쿠팡발 코로나19 확산에 불안감 고조

일부 아파트서 쿠팡맨 출입제한 조치하기도

“물류센터-캠프 근무지 달라 대면접촉 없어”

정은경 “쿠팡맨 통한 감염확산 가능성 낮아”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서 쏟아져 나오면서 쿠팡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아파트 단지의 경우 쿠팡 물품을 배송하는 쿠팡기사(쿠팡맨)들의 출입을 제한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는데 과연 센터 무더기 확진과 쿠팡 배송에 관련성이 있는 걸까?

방역당국에 따르면 3일 낮 12시를 기준으로 쿠팡 부천 물류센터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119명이다. 하지만 전국을 누비고 있는 쿠팡맨들 가운데 물류센터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확진 환자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난 이유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오해와 달리, 쿠팡 물류센터 직원들과 쿠팡맨들의 근무 공간이 분리돼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한별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쿠팡지부 조직부장은 천지일보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그는 쿠팡 내에는 택배 물류를 보관하고 포장하고 발송하는 센터가 있고, 센터에서 발송한 물품은 최종배송지로 이동되기 전 먼저 전국 각지의 쿠팡 캠프로 보내진다고 설명했다.

쿠팡맨들이 물품을 수령하는 곳은 센터가 아니라 쿠팡 캠프이기 때문에 물류센터 직원과 쿠팡맨들은 직접적인 접촉이 없다. 물품이 센터에서 캠프로 이동될 때는 간선차가 이용되고 이 차량의 운전자들은 쿠팡과는 별개인 특수고용노동자라는 게 김 부장의 설명이다.

[천지일보=신창원 기자] 경기 부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가운데 26일 오후 부천 종합운동장 주차장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 근로자들이 긴 줄을 서서 검체 검사를 받기위해 대기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26
[천지일보=신창원 기자] 경기 부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가운데 26일 오후 부천 종합운동장 주차장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 근로자들이 긴 줄을 서서 검체 검사를 받기위해 대기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26

결국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쿠팡 부천·고양 물류센터 직원들과 쿠팡맨들은 직접적인 접촉이 없고, 이에 따라 대면에 의한 감염 가능성도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일각에선 물류센터직원과 쿠팡맨의 역할을 오해해 쿠팡맨들을 기피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김 부장도 이 같은 사례를 직접 겪었다고 했다. 그는 “한 아파트에서 쿠팡맨의 출입을 제한한다는 관리인의 안내문을 본 적 있다”면서 “(물류센터직원 집단감염 사례와) 물리적으로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서 쿠팡맨들을 막을 이유는 없는데 이런 일들이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상에는 이와 관련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쿠팡맨의 사연이 이슈가 되기도 했다. 한 현직 쿠팡맨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코로나가 시작되고 쿠팡에서 몇 개월 동안 셀 수 없을 정도의 물량이 팔리고 배송기사들은 하루에 두세시간 자며 몸이 으스러지도록 일했다”면서 “(그러나 쿠팡 집단감염 발생 후) 마스크 쓰고 뛰다가 숨이 턱끝까지 차오를 때도 괜히 눈치가 보여 다시 숨을 참아야 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배송을 나가는데 갑자기 느껴지는 따가운 시선들과 위아래로 훑으며 내젓는 고개, 직장인들이 모여 ‘쿠팡 싫다. 짜증나’, 경비원의 ‘세균덩어리 오지마’ 등 잔인한 말들이 있었다”며 “한참을 움직이지 못했던 시간들이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물류센터 직원들과 쿠팡맨의 직접적인 접촉이 없다면 택배물품을 통한 간접적인 접촉에 의한 위험성은 존재하지 않을까? 일각에선 이러한 우려의 시선이 있다. 하지만 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또 하나의 오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의료계에 따르면,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질병통제센터(CDC), 프린스턴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등에서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생존 환경이 보장될 시 택배상자나 포장재로 많이 쓰이는 골판지 표면에서 약 24시간 가량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토대로 소비자에 배송되는 24시간 후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멸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또한 만일 택배상자에 묻은 바이러스가 생존한다고 해서 반드시 전파한다고 볼 수도 없다. 게다가 최근 기온이 많이 올라 바이러스가 살아남기 힘든 환경이 됐다는 게 중론이다.

택배 물품을 통한 코로나19 감염에 대해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지난달 29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쿠팡맨(쿠팡의 배송 인력)이 감염됐을 가능성이나 그로 인해 감염이 확산할 가능성은 그렇게 높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도 지난달 28일 정례브리핑에서 “바이러스의 생존 가능성이나 여러 노출 정도 이런 것들을 고려할 때 택배상자를 통한 전파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게 사실”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 (출처: 뉴시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