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조지 플로이드 사망 항의 시위에 모인 시위대들이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조지 플로이드 사망 항의 시위에 모인 시위대들이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에 따른 흑인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미국 전역의 시위가 8일째 이어지고 있다.

AP통신, CNN방송 등에 따르면 시위는 2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DC과 뉴욕, 로스앤젤레스(LA), 캘리포니아 등 주요 도시에서 계속되고 있다.

이날 워싱턴DC 링컨기념관에서는 수천명이 모여 경찰의 과잉진압을 규탄하고 정의를 외치며 평화시위를 진행했다. 시위는 오후 7시 워싱턴의 통행금지가 발효되면서 마무리됐다.

뉴욕시에서는 통행금지 시간 이후에도 수천명의 시위대가 남아 시위를 이어갔다. 맨해튼과 브루클린 일부 지역에서 시위대가 행진했고 경찰도 처음에는 대기하며 시위대를 지켜보다가 이동 명령을 내리고 일부는 구금을 하기도 했다. 

LA에서도 수천명이 모인 평화 시위가 진행됐다. 에릭 가르세티 LA 시장의 집 밖에서도 시위대는 구호를 외쳤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시위대가 오션 비치를 따라 고속도로를 행진했다. 새너제이 시청 앞에서는 흑인 인권단체인 NAACP 지부가 조직한 시위와 연설에 수백명이 참여하기도 했다.

미셸 무어 LA 경찰서장은 시위 시작 후 LA에서만 2700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서장은 이 중 약 2500명이 통행금지 발령 후 해산하지 않거나 위반해 체포됐다고 설명했다. 나머지는 강도, 약탈, 경찰관 폭행, 기타 폭력에 따른 것이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백인 경찰이 목을 압박해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숨진 사건이 발생한 미니애폴리스에서는 학교 이사회가 경찰과의 계약을 종료하기로 의결했다. 스타 트리뷴에 따르면 이날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이 같은 내용을 결정했다. 킴 엘리슨 이사장은 “우리는 사람과 교육, 삶에 가치를 둔다”며 “미니애폴리스 경찰국의 행동에 근거해 우리와 같은 가치관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미네소타주도 이날 플로이드 사망 사건을 계기로 미니애폴리스 경찰에 정식 고발과 함께 인권조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주 정부는 지난 10년간 경찰의 정책과 관행을 조사해 유색인종에 대한 ‘체계적’ 차별이 있었는지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백인 경찰에 의해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건의 분노가 전 세계로 퍼지는 가운데 2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에서도 플로이드 시위가 이어져 시위대가 폭동 진압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출처: 뉴시스)
미국 백인 경찰에 의해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건의 분노가 전 세계로 퍼지는 가운데 2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에서도 플로이드 시위가 이어져 시위대가 폭동 진압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출처: 뉴시스)

이날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댈러스에서 성명을 내고 “우리는 조지 플로이드가 당한 잔인한 질식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나라를 질식시키는 불의와 두려움에 동요하고 있다”고밝혔다. 부시 전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지칭하지는 않았으나 “흑인 시위대를 향한 괴롭힘과 협박은 충격적인 실패”라고 평가했다.

애사 허친슨 아칸소 주지사는 이날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케이티 백 주지사 대변인은 성명에서 이번 조치로 지역 경찰과 주 경찰, 아칸소 주 방위군, 주 비상 관리부의 지휘권이 통합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통상적인 행정 명령이라며 심각성을 최소화했다.

이날 밤 9시 통행금지를 앞두고 애틀랜타 시내에서는 수백명의 시위대가 모였다. 통행금지 시간이 되자 경찰과 주 방위군은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 해산에 나섰다.

마이애미에서는 시위대가 법원으로부터 시내 북쪽의 흑인 거주지로 행진하면서 점점 늘어났다. 22살의 트리니티 우버리는 네 명의 친구들과 시위에 참여했다. 우버리는 플로이드의 죽음은 하나의 사례가 아니며 플로리다에서도 경찰의 잔인한 행동이 흔하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컬럼비아 시내 주 의사당 앞에는 100여명이 모였다. 도로에서 이동하는 차들이 경적을 울리며 이들을 지지하기도 했다.

주 방위군은 이날 29개 주에 1만 8천명이 배치됐다.

한편 이날 미국 국민 대다수가 조지 플로이드 사망 항의 시위에 공감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을 못마땅하게 생각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미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여론조사에 따르면 64%가 “시위대에 공감한다”고 답변한 반면 27%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고 9%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현재 시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에 대해서는 55%이상이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답했으며 적절하다는 평가는 33%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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