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1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 근처에서 플로이드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한 자동차를 뒤집어 훼손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미니애폴리스 경찰관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을 두고 미국 곳곳에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5월 31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 근처에서 플로이드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한 자동차를 뒤집어 훼손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미니애폴리스 경찰관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을 두고 미국 곳곳에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LA, 주 방위군 추가투입도 준비

43개 도시서 7200명 이상 체포

‘항의시위’ 시카고서 699명 연행

[천지일보=이솜 기자] 백인 경찰관의 과도한 진압에 흑인이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미국 전역에서 촉발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날로 거세지면서 미국 주요 도시들은 역대급 ‘야간 통행금지’ 조치를 취하며 대응에 나섰다.

1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와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이날 2일부터 뉴욕시를 대상으로 통행금지 시간을 오후 8시에서 다음날 오전 5시까지로 대폭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오후 11시부터 시작했던 통행금지 시간을 3시간이나 앞당긴 것이다.

이번 조치는 지난 1943년 8월 백인 경찰관의 ‘흑인 병사 총격’ 사건으로 할렘에서 대규모 소요 사태가 발생하자 당시 뉴욕시장이 오후 10시 30분부터 통행금지령을 내린 이후로 70여년 만에 가장 강력한 제한 조치를 내린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야간에 시위가 격화하면서 곳곳에서 폭력·약탈 행위가 발생하자 뉴욕시는 통행금지를 강화해 폭력 시위를 막고자 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일 늦은 오후 뉴욕시 곳곳에선 약탈 행위가 목격됐고 이를 저지하고자 투입된 경찰에 의해 수백명이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CNN은 ‘무정부 상태’라고까지 묘사하기도 했다. CNN은 맨해튼 트럼프타워에서 가까운 미드타운 동부에서도 약탈 행위가 있었다고 전했다.

미국 미네소타주 미네아폴리스에서 29일(현지시간) 경찰서가 불타고 있다. 미네아폴리스에서는 경찰의 비무장 흑인 남성 살해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수일째 이어지고 있다. (출처: 뉴시스)
미국 미네소타주 미네아폴리스에서 29일(현지시간) 경찰서가 불타고 있다. 미네아폴리스에서는 경찰의 비무장 흑인 남성 살해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수일째 이어지고 있다. (출처: 뉴시스)

AFP 등에 따르면 마이클 무어 로스앤젤레스(LA) 경찰국장은 이번 시위 사태로 인해 90여개의 상점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LA 경찰은 이미 투입된 1000명의 주 방위군 병력에 1000명의 병력을 추가로 배치할 계획이다.

LA 카운티는 뉴욕시보다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한다. 통금시간을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총 12시간으로 잡은 것이다. 이는 1992년 ‘LA 폭동’ 이후 가장 엄격한 통금령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같이 야간 통행금지를 도입한 미국 내 도시들은 뉴욕과 LA를 포함해 40개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종차별 반대 시위와 관련해 미국 40여개 도시에서 체포된 인원은 지난 주말인 29~31일 3일간 7200명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체포된 이들에겐 야간 통행금지 위반을 비롯해 폭행, 폭동, 약탈, 강도, 방화, 공공재산 파손 등의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경찰당국이 밝힌 바에 따르면 가장 많은 사람이 체포된 곳으로 알려진 도시들은 LA, 시카고, 뉴욕이다. LA에선 지난달 29~31일 1600명이 체포당했으며, LA외곽 산타모니카에선 400명 이상 체포됐다. LA 다음으로는 시카고로, 이곳에선 699명이 체포돼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에선 398명이 체포됐다.

이외 지역은 피닉스에서 300명 이상, 버지니아주 주도인 리치몬드에서 최소 233명, 댈러스에서 191명이 체포돼 연행됐다. 켄터키주 루이빌에선 최소 40명이 체포됐다. 루이빌에선 지난 1일 동네에서 바비큐 식당을 운영하는 흑인이 경찰과 주 방위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5월 31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미국 흑인 청년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린 가운데 한 남성이 자신의 스케이트보드에 조지 플로이드의 이름을 써 들고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이날 수천 명이 모여 인종차별과 불공정, 경찰의 만행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였다. (출처: 뉴시스)
5월 31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미국 흑인 청년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린 가운데 한 남성이 자신의 스케이트보드에 조지 플로이드의 이름을 써 들고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이날 수천 명이 모여 인종차별과 불공정, 경찰의 만행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였다.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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