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

 

지난 칼럼에서 통계학자인 한스 로슬링(Hans Rosling, 1948~2017)의 저서 <팩트풀니스FACTFULLNESS>의 내용을 소개한 바 있다. 저서에서 로슬링이 낸 질문에 대한 답변 대부분이 침팬지의 예상 정답률 33%에 미치지 못했다. 이를 조금 더 분석해보면 우리는 필요 이상으로 상황이나 사건을 비극적으로 보는 데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이 책이 제시한 2번 문제인 ‘세계 인구의 다수는 어디에 살까?’라는 질문의 보기는 ‘a. 저소득국가 b. 중간소득 국가 c. 고소득 국가’이다. 정답은 b이다. 이 책을 미리 읽은 사람이 아니라면 아마도 a를 찍지 않았을까 한다. 물론 정답인 b를 찍었다면 침팬지보다 정답률이 높은 희귀한 지식인에 속할 수 있다. 문제의 대부분이 이런 식이다.

이 책에 대해서 흥미를 가진 이후에 이미 고인이 된 저자의 테드강연을 유튜브에서 본 적이 있다. 거기서 저자의 아들 올라 로슬링이 나와서 강연을 이어나가면서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려는 노력만 해도 침팬지를 이길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상당히 공감이 가서 관련된 경험을 떠 올려 보았다. 어렸을 때에 많은 집에서 먹을 게 부족했던 적이 있다. 사람들의 걱정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농사를 짓는데도 이렇게 식량이 부족한데, 산업사회가 시작되면서 거의 농촌을 떠나 도시로 가는 상황이니 앞으로 훨씬 더 심각한 식량난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지금의 걱정은 오히려 남아도는 쌀을 어떻게 처리할까이다.

언젠가 탈북민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탈북한 이후 처음 교육을 마치던 날 교육 관련된 한 분이 교육을 마친 기념으로 맛있는 것을 사주겠다고 해서 기대를 하고 따라 갔는데 보리밥집을 가더라는 것이다. 북한에서 보리밥은 신물이 나도록 먹었는데 말이다. 더 기막힌 것은 보리밥을 만원 가까이 주고 먹었는데 추가로 시킨 밥은 한 공기에 천원 하더라며 정말 그 날의 문화적 충격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북한에서 온 지 얼마 안 되는 사람에게 밥을 대접해주고 싶다면 고깃국에 흰밥이 제일 좋다는 말도 덧붙였다. 또 하나는 ‘인구폭발’이다. 이대로 출산율이 높아진다면 지구가 폭발할지도 모른다며 사람으로 가득차서 떨어지는 사람이 있는 포스터도 기억이 난다. 둘만 낳아 잘 기르자고 했다가, 그것도 모자라서 하나만 낳자는 캠페인을 오랫동안 했다. 지금은 세계적인 저출산 국가로 미래가 어둡다는 말까지 한다.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보려는 시도는 우리를 좀 더 행복하게 해 준다.

큰 문제가 아니더라도 개인적인 문제 또한 걱정한 것보다 좋은 방향으로 잘 끝나는 경우가 많다. 어떤 일에 부딪힐 때마다 ‘나는 매일매일 모든 면에서 점점 더 성장하고 있다’를 되뇌며, 혹시 긍정적인 면은 없는지를 생각해본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려는 습관은 훨씬 더 활기차고 행복한 삶으로 이끈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데이터는 없다. 좀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한다는 사실을 믿고, 새로운 데이터를 받아들이면서 신선한 지식을 유지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생각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언제나 행복한 삶은 우리의 생각에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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