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칼럼] 리쇼어링 성공의 전제조건은
[IT 칼럼] 리쇼어링 성공의 전제조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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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코로나19 충격으로 리쇼어링이 주요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자국 기업이 시장 확보나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는 것을 오프쇼어링(offshoring)이라고 한다. 리쇼어링(reshoring)은 반대로 해외에 나갔던 생산기지가 본국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한 때 글로벌화의 진전과 함께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경쟁력 향상을 위해 중국 등에 생산기지를 옮기는 오프쇼어링이 유형처럼 번졌다. 

그러나 국가 입장에선 오프쇼어링은 자국 내 고용 축소, 경제 활성화가 저해된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세계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글로벌화가 퇴조되는 반면 디지털화와 자동화가 진전되고 각국 정부의 강력한 정책으로 리쇼어링이 대두됐다. 또한 코로나19는 국가 간 이동 봉쇄로 해외 공급망에 차질이 날 경우 기업의 생존이나 국가 경제에 큰 위협이 됨을 보여주었다. 글로벌 공급망의 생산기지였던 중국이 코로나로 멈춰 서고 국경이 닫히면서 각국이 핵심 부품 공급에 차질을 빚은 것이다. 각국이 수출길이 막히자 내수 진작으로 눈을 돌렸고 국내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도 리쇼어링은 최우선 과제가 됐다. 비용 절감 보다 공급의 안전성이 더 절실해졌고 자국민의 건강과 안전, 핵심 산업과 일자리를 지킨다는 측면에서 리쇼어링이 부각된 것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미국과 영국·프랑스·독일·일본 등 선진국 정부와 기업은 명운을 걸고 공격적인 리쇼어링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제조업 재건을 내세우며 리쇼어링에 가장 적극적이다. 세액을 공제하고 토지 무상 제공과 관세 혜택까지 부여한다. 그 결과 2010년 이후 지난해까지 캐터필러(일본), 포드(멕시코) 인텔(중국) 애플 등 3327개가 본국으로 회귀했다. 일본에선 아베 내각이 지난 4월 리쇼어링 기업에 20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최근 400여 일본 기업이 리쇼어링에 협조하기로 했으며 토요타, 혼다 등의 자동차 공장을 비롯해 캐논 등의 전자기업 공장을 국내로 옮겼다. 프랑스와 영국, 독일도 리쇼어링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중국의 사드보복, 일본의 수출규제 등으로 공급망 다변화와 더불어 리쇼어링의 중요성을 절감한 바 있다. 우리는 2013년 해외진출기업복귀법(일명 유턴법)을 제정해 해외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를 지원하기 시작했고 올해 3월에는 법 개정을 통해 유턴 인정요건과 지원범위를 확대한 바 있다. 그러나 유턴 기업은 찾기 어렵다. 현재까지 국내 유턴기업은 총 69개에 불과하다. 특히 5월에는 LG전자가 구미 TV 생산 라인 일부를 인도네시아로 옮긴다고 최근 발표해 충격을 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5월 10일 대국민 연설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개척하기 위한 선도형 경제 전환의 핵심전략으로 리쇼어링을 제시한 바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의하면 해외에 나간 기업의 5.6%만 돌아와도 총 13만개의 알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리쇼어링 정책을 강력 추진해야 한다. 그러나 리쇼어링 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는 반드시 전제조건의 충족이 필요하다. 먼저 정부는 노동·환경·수도권·대기업 배제 등 규제 철폐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규제철폐 없는 리쇼어링 정책은 ‘공염불(空念佛)’에 불과하다. 노동시장 유연화, 경영을 저해하는 규제, 법인세 문제 등이 전반적으로 개선돼야 한다. 주52시간제와 최저임금제의 유연화도 필요하다. 가장 큰 난관은 기업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수도권 규제다.

또한 유턴 대상 기업은 공급망 안정화, 고부가가치 일자리 창출, 핵심 산업분야 혁신과 고도화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을 우선 선정해야 한다. 이들 기업에는 세제, 현금, 입지 등 지원 시 현재보다 더욱 과감한 유인책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기업에 우호적인 경영환경 조성도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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