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생의 교단일기] 정직을 가르치는 것만큼 중요한 교육은 없다
[최선생의 교단일기] 정직을 가르치는 것만큼 중요한 교육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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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용 칼럼니스트

 

1954년 개교한 제물포고는 초대 교장인 독립운동가 고 길영희 선생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결과만 추구하면 진정한 인재가 아니다”라며 ‘감독관 없는 시험’을 도입해 그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학생들은 시험에 앞서 ‘양심의 1점은 부정의 100점보다 명예롭다!’란 구호를 고사마다 외치며 양심적으로 시험을 볼 것을 맹세한다. 다른 사람보다 더 좋은 거, 더 많은 거, 더 높은 점수를 받고 싶어 부정을 일삼으려 하는 인간의 욕망을 양심으로 자제하도록 가르친다. 학창시절 커닝을 한 아이들은 커서 준법정신이 떨어지고 부정한 방법으로 타인의 몫을 갈취하는데 아무런 죄책감을 못 느끼게 됨을 간파한 양심 교육이다.

얼마 전 표창원 전 국회의원이 TV에서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세상에서 악한 사람은 무섭지 않다. 착한 사람이 무섭다. 착한 사람이 나를 지적할 때 그 양심의 고통을 견디기 힘들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이 말은 결국 착한 사람이 무서운 게 아니라 자신의 양심이 무섭다는 말이다. 모름지기 지도층이라면 이 정도 양심은 갖고 살아야 지도층이라 할 수 있다. 양심과 명예를 지키고 타인의 평판을 두려워하며 사는 게 생각처럼 쉽지 않다.

우리 사회지도층이 매스컴에 자주 오르내리는 뉴스를 접하면서 학교에서 아무리 아이들을 잘 가르쳐도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든다. 숙명여고 교무부장 사건과 조국 가족 사건에 이어 이번에는 정의기억연대 윤미향 전 이사장과 조계종이 운영하는 나눔의 집까지 보도된 내용만 보면 정의와 윤리, 도덕성이 우리나라 사회지도층에 존재하는지 의문이 든다.

정의연은 위안부 할머니 쉼터를 할머니들이 도저히 갈 수 없는 안성에 매입해 간부들이 일본 과자를 나눠 먹으며 워크숍을 했다. 조계종이 위안부 피해자 양로시설로 운영하는 나눔의 집은 기부금을 할머니들에게 쓰지 않고 축적해 땅을 사고 건물을 증축하는 데 사용했다. 심지어 출근도 하지 않는 유령직원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등 방만한 경영이 극에 달해 직원들이 내부고발까지 했다. 시민 참여와 기부로 운영되는 시민단체라면 가장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어야 할 도덕성과 투명성이 보이지 않는다. 모두 학교 다닐 때 제대로 된 양심 교육을 받지 못해 벌어지는 일이다.

톨스토이는 “모든 사람에게는 자신만의 재판관인 양심이 있다. 그러므로 항상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고 했다. 도무지 요즘 필자 나이 또래의 사회지도층에서는 이런 자신의 양심에 귀를 기울이며 행동하는 이들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 그 반대의 부류들이 사회를 좌지우지하며 설쳐대니 정말 암울하다. 윤미향 전 이사장은 “6개월간 가족과 지인들의 숨소리까지 털린 조국 전 법무장관이 생각난다”라며 자신의 양심에 부끄럽지 않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검찰수사가 신속하게 진행돼 공과에 대한 법의 평가가 빨리 나와야 학생들에게 교훈 삼아 가르칠 수 있다.

지금 시대는 그저 “나는 진보다! 나는 반일이다! 나는 정의롭다!”라고 외치면 모든 게 용서되고 이해가 되고 지도자가 되니 무엇이 정의이고 무엇이 옳은 행위인지 아이들을 가르치기 힘들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것’이란 말이 점점 공허한 메아리로 들리는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영화는 부자에 기생하여 사는 하층민의 삶을 보며 일말의 동정심이라도 생겼는데 이번 정의연 사건은 우리 사회의 가장 약자인 위안부 할머니들에 기생하여 살아온 아주 질 나쁜 기생충을 본듯한 기분이 드는 게 대부분의 생각일 것이다. 기생충으로 살며 조금이라도 부끄러워할 줄 알았던 영화 속 인물들이 훨씬 더 인간적으로 느껴질 정도다.

누구나 살면서 한두 번의 실수도 하고 잘못도 한다. 말과 행동이 다를 때도 있다. 그런 사실이 드러나 다수의 비판을 받으면 몸 둘 바를 모르고 부끄러워 사과하고 자중한다. 남의 잘못을 비판하는 것을 평생의 직업으로 살면서 정작 자신들의 삶에는 한없이 너그러운 잣대를 들이대 스스로 비판하지 않은 결과가 지금의 사달을 만들었다. 거짓과 위선이 가득한 사회지도층을 길러낸 학교의 잘못이 크다. 진실은 반드시 알려진다. 자녀가 정직한 사람으로 살아가길 바란다면 먼저 부모가 정직하고 예의 바르게 행동해야 한다. 어떻게 하라는 말보다 어떻게 하는지 직접 보여주는 것만큼 좋은 교육은 없다. 자녀를 정직하게 기르는 게 교육의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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