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코로나19라는 뜻밖의 복병에 극장가가 큰 치명상을 입었다. 바이러스 시대에 직면한 우리는 공공장소 방문을 꺼리고 있고 영화관, 소극장 등 관객들이 밀집돼 있는 문화 장소들의 방문을 꺼리고 있다. 남녀 데이트 1위 장소였던 영화관에 사회적 거리두기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연초부터 관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이는 국내 영화관뿐만 아니라 뉴욕 브로드웨이, 런던 웨스트엔드도 마찬가지다. 배우들과 제작자들의 공연은 계속 이어져야 하지만 코로나19로 관객들은 오프라인 문화 공간을 외면하고 있다. 각국 극장과 영화관들은 잠정 폐쇄에 들어갔고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온라인 스트리밍이라는 공연감상의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이미 국내에서도 코로나19 사태로 무관객으로 공연이 진행되고 있으며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들이 선보이고 있다. 제2의, 제3의 코로나19가 또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직접 현장에 가지 않고도 공연장의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온라인 스트리밍을 통해 온라인 공연 콘텐츠를 즐기는 시대에 직면할 것이다.

서울시는 코로나19로 외출에 제약을 받는 노년층에게 신명나는 무대를 선사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중계하며 공연 이후에는 동영상 사이트에서 다시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세종문화회관도 코로나19로 공연이 취소된 예술단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해 뮤지컬·연극·클래식 등 12개 공연을 차례로 진행한다.

이미 여러 연극, 뮤지컬 단체들이 온라인으로 공연을 하거나 무관중 공연을 통해 집에서 공연 영상을 보는 새로운 관람법을 제공하고 있다. 물론, 대학로 등 소극장 무대에서 느낄 수 있는 배우들의 호흡, 땀방울, 무대와 객석이 하나가 되는 신선한 긴장감은 크게 공감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바이러스 시대를 맞아 우리는 새로운 온라인 공연 플랫폼에 적응할 수밖에 없으며 이제 관객들은 배우들의 공연이 끝난 후 실시간 채팅을 통해 공연 소감을 밝히고 시청자들의 질문에 배우들이 답변하고 소통하는 경험을 갖게 될 것이다.

최근 메이저 극장들이 코로나19 확산 여파를 막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좌우 한 칸 띄어 앉기’ 적용, 마스크 착용한 후 관람은 영화관을 찾고 싶어하는 관객들에게 불편감을 줄 수도 있다.

영화나 문화공연은 일단 편안한 것이 우선이다. 편안함이 배제된다면 공연 감상의 질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온라인 공연 생중계와 넷플릭스 같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영화 감상은 코로나19, 제2의 코로나 시대에 직면할 수 있는 우리에게 문화를 즐기는 새로운 전환점이 되고 있다.

물론 영화나 뮤지컬, 연극 관람이 온라인 플랫폼으로 완전히 탈바꿈 시 여러 가지 난제들이 뒤섞여 있다. 온라인의 취약점인 다운로드와 불법 배포는 온라인 공연 상품을 감행한다면 넘어야 할 또 다른 산이다. 특히 라이브가 위주인 연극이나 뮤지컬 공연이 온라인으로 관객과 만난다면 공연과 영상물의 저작권을 어떻게 보호할지, 어떻게 효과적으로 소비할지 제작진과 창작진 간의 긴밀한 협력과 대화가 필요하다.

소비자들도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은 후 자신에게 꼭 맞는 문화예술 분야 전문 플랫폼에 노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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