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학교 전경. (제공: 인하대학교) ⓒ천지일보 2019.1.16
인하대학교 전경. (제공: 인하대학교) ⓒ천지일보 2019.1.16

한 장소서 문제풀고 답 공유

인하대, 부정행위 ‘0점’ 처리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부분의 대학에서 비대면 수업·시험을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인하대 의과대학에서 학생들이 온라인 평가의 허점을 이용해 ‘집단 부정행위’를 저지른 사례가 적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대학가에 따르면 인하대에선 지난 3월 12일과 22일, 4월 18일 온라인 시험이 진행됐다. 의학과 ‘근골격계’와 ‘내분비계’ 임상과목 2개 단원평가였는데 이 시험에 참여한 2학년 52명 중에서 41명이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사건은 부정행위에 가담하지 않은 학생들이 학교 측에 문제제기를 하면서 불거졌다. 부정행위를 한 학생들은 2~9명씩 무리를 지어 한 장소에서 함께 문제를 풀거나 전화와 SNS를 이용해 서로의 답을 공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와 관련해 1학년생 사이에서도 2학년생들과 비슷한 방법의 부정행위가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돼 학교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이에 지난 4월 11일 인천 인하대 의과대 1학년을 대상으로 실시된 ‘기초의학 총론’ 과목 온라인 1차 평가에서 집단 부정행위가 확인됐다.

학교 측은 시험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문제당 풀이 시간을 50초로 제한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은 만점에 근접한 점수를 받았으며, 양심적으로 시험을 본 일부 학생들은 저조한 성적이 나왔다. 결국 내부 제보로 부정행위가 드러났다.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파악된 학생들은 전체 수강생 57명 중 50여명이다. 이들 역시 한 곳에 모여 시험을 보거나 카톡이나 전화 등으로 서로 협의한 뒤 답안을 제출한 정황이 파악됐다. 특히 이들은 보안성이 뛰어난 텔레그램 메신저를 이용하거나 IP추적도 피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안이 부각돼 학과 차원에서의 부정행위 관련 진상조사가 시작되자, 이 학과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는 집단 부정행위에 가담한 사람에 대한 자체 조사가 이뤄졌다.

해당 학과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는 ‘모여서 보신 분들은 O, 혼자 보신 분들은 X에 투표해 달라’는 공지가 올라왔다. 해당 투표 결과에 따르면 49명이 ‘모여서 봤다’고 부정행위를 인정했다. 해당 카톡방에서는 “나중에 적발되면 더 큰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교수님들께서는 (부정행위자) 전원을 찾아내시겠다는 입장”이라며 자백을 유도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인하대는 전날 오후 상벌위원회를 열고 부정행위를 한 학생 모두를 ‘0’점 처리를 하기로 했다. 또한 부정행위에 가담한 학생에 대해 담당교수 상담과 사회봉사 명령을 동시에 진행하고, 1학기 기말고사는 대면평가 방식으로 치르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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