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시장. (출처: 연합뉴스)
북한 시장. (출처: 연합뉴스)

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최악 상황

전문가 “단순 수치 비교는 무리” 지적도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올해 북한 경제 성장률이 -6%로 지난 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 이후 최악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2일 국제 주요 신용평가사인 피치 산하 ‘피치솔루션스’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 경제가 올해 6% 역성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연초에 전망했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3.7%에서 -6%로 무려 10% 포인트 가까이 하향 조정한 것으로, 북한 경제의 심각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아울러 북한 성장률이 예상대로 올해 -6.0%를 기록한다면, 이는 고난의 행군 기간인 1997년 -6.5% 이후 23년 만에 최저가 된다.

피치솔루션스 보고서는 북한 경제 성장률을 조정한 핵심 요인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중국과 세계 경제에 미친 충격을 꼽았다.

보고서는 “지난해 6.1%를 기록했던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올해 1.1%로 둔화하고, 세계 경제도 최소한 3% 이상 하락하는 데 따른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북한의 자금 공급원이 상당히 고갈됨에 따라 경제 활동을 지원하는 게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 정권이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규모 제재에다 코로나19 여파 등 이중고로 경제가 더 나빠질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중국 해관총서와 한국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 대외 무역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의 경우 올 1분기 교역 규모가 전년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고, 지난달은 2400백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10배가 감소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학 교수는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경제에 대한 피치의 전망은 새삼스럽지 않다”며 “북한 경제는 제재와 코로나19, 북중 국경 봉쇄 때문에 마이너스 성장을 할 수밖에 없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브라운 교수는 “고난의 행군 시기보다는 상황이 나은 것으로 보인다”며 “개인적으로 올해 -5%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벤자민 실버스타인 미 외교정책연구소(FPRI) 연구원은 “북한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지만, 고난의 행군 시기는 경제가 지금보다 훨씬 악화됐었다”며 “북한 자료가 너무 부족한 상황에서 단순 수치를 통해 당시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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