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흑인 사망 항의 시위 관련 초강경 대응을 발언하고 있는 와중에 백악관 앞 시위대를 병력이 진압하고 있다. (출처: CNN방송 캡처)
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흑인 사망 항의 시위 관련 초강경 대응을 발언하고 있는 와중에 백악관 앞 시위대를 병력이 진압하고 있다. (출처: CNN방송 캡처)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 내 인종 불안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자신을 ‘법과 질서의 대통령’으로 선포하고 군력을 배치해 폭력 시위를 진압하겠다고 초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CNN방송,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수천 명의 중무장한 병사, 군인, 경찰관 등을 배치해 질서를 잡겠다”며 대통령의 특권을 총동원하겠다고 이같이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이 성명을 발표할 동안 백악관 앞으로 이동하는 군 차량이 보였다. 백악관 앞 시위대에 경찰은 최루탄과 섬광탄 등을 터뜨렸고, 이에 시위대는 흩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지사들이 주 방위군을 동원해 시위를 진압하지 않을 경우 평화 유지를 위해 ‘수천명’의 병사를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 고위 관리들에 따르면 5개 주에서 600~800명 사이의 국가 방위군이 워싱턴으로 파견돼 지원할 예정이다. 

대민지원법(The Posse Comitatus Act)에 따르면 연방군은 체포, 재산 압류, 수색 등 국내 법 집행 행위를 할 수 없다. 그러나 긴급한 상황에서는 대통령이 폭동진압법(Insurrection Act)을 동원해 현역 군인이나 국가방위군의 법 집행을 허용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십 개 도시에서 시위와 함께 방화나 절도가 발생하는 데 대해 주지사들이 너무 ‘약하다’며 단속을 강화하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지사들과 법 집행부, 국가안보 담당자들이 참석한 화상회의에서도 “더 세게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을 체포해야 하고 추적해야 한다. 10년 동안 감옥에 가둬야 다시는 이런 것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위기 해소에 소홀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 선 것은 지난달 29일 홍콩 국가보안법 등 대(對)중국 관련 조치 발표 후 사흘 만이다. 이에 선거자금 기부자들과 공화당 하원의원, 보수 언론 일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민에게 연설하거나 공식적인 단합을 호소하지 않고 며칠 동안 시간을 허락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한 일은 민주당 주와 지역 지도자들의 불만을 광범위하게 트윗 하고 예정된 행사 중간에 시위를 언급하는 데 그쳤다고 CNN은 지적했다.

지난달 25일 백인 경찰이 흑인 남성인 조지 플로이드를 과잉 진압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번 시위는 시작됐다. 시위는 미국 전역 140여개 도시에서 전개되고 있으며 수천 명이 관련해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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