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증시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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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영향, 작년 11월부터 매달 불어나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처음으로 1100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 규모에 이르렀다.

지난달 31일 한국은행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금통화,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부동자금의 규모는 3월 말 현재 1106조 338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 11월(1010조 7030억원) 1천조원을 넘어선 뒤 3월까지 5개월 연속으로 매달 불어나고 있는 추세다.

코로나19 사태에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금리가 떨어지자 부동자금 증가 속도가 점차 빨라지는 양상이다. 시장금리가 낮아지고 채권을 뺀 금융상품의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떨어지면서 자금이 시중을 떠도는 현상이 더 심해진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이같이 시중에 흘러넘치는 돈은 결국 투자 대안으로 증시나 부동산으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부동산은 여당의 강세로 인해 재건축 규제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부동산 투자에는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더구나 대출규제나 세금부담이 늘어나면서 부동산시장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부동자금은 금리 인하와 함께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증가폭이 지난해 11월(32조 7천억원 증가)과 12월(34조 8천억원 증가) 30조원대에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발생한 올해 2월 47조원으로 커졌다. 한 달 증가폭이 40조원을 넘은 것은 통계 집계 이래 최초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이미 1% 남짓에 불과하다. 한은이 집계한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통계에 따르면 은행권의 잔액 기준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3월(2.02%) 이후 꾸준히 내려 지난달(1.57%)에는 1.5%대로 내려앉았다. 더구나 지난달 28일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0.75%→0.5%)로 유동성은 더 풍부해지고, 시중 자금이 증시나 부동산으로 흐를 가능성이 더 커지고 있다.

코스피는 2000선 고지를 회복하면서 증시에 자금이 몰리는 분위기다.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놨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28일 기준 44조 5794억원으로,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전인 지난해 말(27조 3384억원)보다 무려 63.1%나 급증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5월 18일 10조 783억원을 기록하면서 3월 이후 두 달여 만에 10조원대로 올라섰다. 통상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는 개인 투자자가 많아지면 신용융자 잔고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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